[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검찰이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3)에게 벌금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장영채 판사로 열린 이 부회장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 첫 공판에서 재판부에 "피고인에게 벌금 7000만원과 추징금 1702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동종 전력이 없고 투약 횟수와 기간을 참작했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이날 재판은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혐의 첫 공판이었지만, 이 부회장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동의해 곧장 변론이 종결됐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개인적인 일로 수고와 걱정을 끼쳐서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은 모두 제가 부족해 일어난 일로, 치료를 위한 것이지만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도 "피부과 시술·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의 처방을 따른 것이라고 해도 주의하지 못한 점을 피고인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만 프로포폴을 투약하려는 목적으로 내원하거나 처방없이 투약하지는 않은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투약한 것 같은데, 최근 출소이후 문제는 없었냐"고 물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41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의료 목적외로 상습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찾은 병원은 배우 하정우씨와 애경그룹 2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 등에게도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형사재판에서 모두 유죄가 확정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이 부회장을 5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달라며 약식기소했다가, 경기남부경찰청이 이 부회장의 추가혐의를 넘기자 수사결과에 따라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다며 정식공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26일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