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누리호…위성 궤도안착은 못해
'절반의 성공' 누리호…위성 궤도안착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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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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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누리호 전비행 정상수행…3단엔진 연소시간 짧았다"

내년 5월19일 2차 발사...고체연료 발사체도 개발

[연합뉴스]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목표 고도인 700km에는 도달했으나, 탑재체인 '더미위성'(모사체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실패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발사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5시 발사된 누리호의 전 비행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위성 모사체가 700㎞의 고도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모사체가 초당 7.5km의 목표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임 장관은 "누리호 1단부는 75t급 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묶음) 돼 300t급의 추력을 내는 게 핵심기술"이라며 "오늘 발사를 통해 1단부 비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 장관은 "또한 1단, 페어링(발사체내 탑재물을 보호하는 덮개), 2단이 분리하고 3단이 성공적으로 점화된 것은 소기의 성과"라며 "이는 국내의 발사체 기술력이 상당수준으로 축적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누리호 탑재체인 더미위성(위성모사체)이 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것은 3단에 달린 7t급 액체엔진의 작동이 목표대로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만에 조기에 종료돼, 마지막 순간에 충분한 속력을 얻지 못한 탓이다.

고정환 항우연 발사체개발본부장은 "3단 비행을 지켜봤을 때 연소시간이 46초정도 일찍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누리호는 이륙 1단 분리, 탑재체를 보호하는 덮개(페어링) 분리, 2단 분리, 3단 엔진 점화와 정지를 거쳐 700km 고도에서 더미 위성을 분리하는 데까지는 비행이 진행됐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보내기 위해 제작된 발사체다. 이날 진행된 1차 발사에서 누리호는 실용위성 대신 1.5t짜리 더미위성을 싣고 발사를 시도했다.

과기정통부는 발사를 주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 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3단 엔진 조기종료의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점을 보완하여 2차 발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누리호 2차 발사는 내년 5월19일로 잠정 결정된 상태다. 임 장관은 "정부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며 "우주강국의 꿈을 이뤄내는 날까지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3단연소 46초 모자라…가압시스템·밸브오작동 등 원인 거론

'누리호'가 정상비행을 하고도 탑재체의 궤도 안착에는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이런 '절반의 성공'은 발사체 3단부 엔진 연소시간이 계획보다 46초 모자란 때문. 이 탓에 3단부와 여기에 실려있던 더미위성이 목표했던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 1차적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3단에 장착된 7t급 액체엔진이 521초간 연소해야 하는데, 계획보다 46초 짧은 475초만에 연소가 조기 종료됐다.

누리호의 마지막 비행 시퀀스는 더미위성이 분리된후 발사체가 위성과 충돌을 피하도록 하는 '회피기동'이다. 하지만 3단 엔진 연소가 조기에 종료되면서 더미위성 분리직후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지적된다.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3단에서 기능을 충분히 다 내지 않았다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엔진이 문제가 아닐 수 있고, 엔진의 연료, 산화제 공급계 문제일 수도 있고 가압시스템 문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부장은 "여러가지 추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어떤 한 부분이 제대로 기능 못하거나 원했던 추력을 못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3단에 실린 7t급 액체엔진은 누리호의 주력엔진인 75t급 액체엔진보다 추력이 10분의 1 정도지만, 훨씬 더 높은 고도에 올라가 우주의 가혹한 환경을 견뎌야 해 개발이 더 까다로웠다.

항우연은 7t급 액체엔진 자체에 큰 결함이 발생해 발사에 최종실패한 것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중이다.

고정환 발사체개발본부장은 "비행전에 계산한 바로는 연료가 부족하거나 엔진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비행중 관측한 바로는 엔진쪽 이상이라기보다는 다른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추측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단부에 있던) 75t급 엔진이 올해 3월 종합연소시험처럼 실제비행에서도 작동할 수 있을지를 가장 우려했는데 그 부분은 아주 완벽히 잘됐다"며 "3단 연소시간이 짧았던 부분은 이른 시간에 원인을 찾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나로호 발사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내년 5월19일

2차 발사 날짜는 잠정적으로 내년 5월19일로 정해져 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2차 발사후에도 누리호와 동일한 성능을 가진 발사체를 또 만들어 4회에 걸쳐 추가로 '반복 발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략의 일정은 2022년, 2024년, 2026년, 2027년으로 잡고 있다.

말하자면 누리호 발사체는 1·2차 발사에 이어 4회의 '반복발사'까지 6차례 발사가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이런 반복발사는 1t 이상의 위성을 우주로 실어나르기 위해 개발된 누리호 발사체의 성능을 점검하고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반복발사 사업은 지난 6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이 사업을 통해 우주 기업에 발사체 개발 기술을 이전하고 항공우주 분야 체계종합기업을 발굴·육성해 민간 주도의 우주 경쟁 시대에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도록 도울 예정이다.

반복발사 사업과 별개로 과기정통부과 항우연은 누리호 성능개선 향상사업 진행도 검토중이다. 누리호 주력 엔진인 추력 75t급 엔진의 성능을 82t급까지 올리고, 탑재가능 위성의 무게도 1.5t보다 무거운 2.8t으로 늘릴 수 있게 개량한다는 게 주요 목표다.

또 과기정통부와 국방부는 독자개발한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를 2024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계획이다. 액체연료를 쓰는 누리호와 달리, 고체연료 기반의 소형발사체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발사준비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는 그동안 한-미 미사일지침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됐으나, 지난해 7월 이 지침이 해제되면서 관련기술 개발의 물꼬가 트였다.

정부는 국가주도의 우주개발인 올드 스페이스(Old Space)가 아닌 민간이 이끄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온다고 보고, 발사체 기술을 포함한 우주항공 관련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기업에 이전하고 국내 기업이 이 분야 세계시장에서 선두그룹에 설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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