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타계 1년...삼성물산-삼성전자, 상속세 해결 위해 '총대'
이건희 회장 타계 1년...삼성물산-삼성전자, 상속세 해결 위해 '총대'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10.2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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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작년 말 13조 넘는 전무후무한 특별배당 실시해...작년 배당은 재작년의 2배가 넘고, 작년 당기순이익 보다도 많아
삼성전자 배당 폭증 덕에 이재용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올 상반기 이익, 작년 전체이익의 3배 넘어, 올 연말 배당도 크게 증가
삼성물산의 주택정비시장 재참여, 삼성전자의 삼성물산 일감몰아주기 등도 홍라희, 이재용 등 오너일가 상속세와 관련 있는 듯
국내 건설업계 1위이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기도 한 삼성물산이 국가를 상대로 100억 원의 사기를 저질렀다는 혐의가 드러났다고 지난 2019년 4월 KBS가 보도해 큰 파문이 일었다. <KBS 화면 갈무리>

25일 고 이건희 회장 1주기...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 오너 일가의 천문학적 상속세 덜기 위해 기록적 배당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25일은 이건희 전 회장이 별세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이 회장이 남긴 주식 재산은 약 25조원으로,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이 넘는다. 유족은 상속세를 분납할 수 있는 연부연납제를 활용해 올해 430일까지 2조원을 우선 납부했고, 나머지는 2026년까지 5차례에 걸쳐 나눠 낼 계획이다.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삼 남매는 삼성 오너일가의 천문학적인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작년말 이후 기록적인 배당을 쏟아내고 있다.

2026년까지 매년 오너 1인당 4천억~5천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려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처분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너일가 주식지분이 있는 계열사들로 하여금 배당금 지급을 대폭 늘리도록 하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쉽고 부작용도 적기 때문이다.

오너일가에 배당을 많이 주려면 매년 수십조원의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를 통하면 가장 쉽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상속을 받고 나서도 1.63%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의 어머니 홍라희 여사는 2.3%, 여동생들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0.93%씩이다.

대신 지주사격인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삼성SDS 등에는 지분이 많다. 삼성물산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17.97%로 최대주주이고, 이부진과 이서현은 똑같이 6.19%를 갖고 있다. 삼성생명에서 이재용은 10.44%로, 삼성물산에 이어 2대주주이고, 이부진 이서현도 6.92% 및 3.46%를 각각 보유중이다. 삼성SDS에선 이재용 9.2%, 이부진 이서현 각각 3.9%씩 갖고 있다.

2021년들어 10월 현재까지 지급된 삼성전자의 주주배당금(단위 억원)

 

20년 연말특별배당금

211분기배당금

212분기 배당금

지급금액(억원)

131,242

24,521

24,521

지급시기

4

5

8

<자료 삼성전자 반기보고서>

삼성전자,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사망 직후인 작년 말부터 갑자기 전무후무하고 기록적인 배당정책 쏟아내

그러나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삼성전자에 비해 기업규모나 당기순이익이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어 많은 배당을 해줄 여력이 없다. 또 삼성생명은 배당을 대폭 늘리고 싶어도 고객들의 돈으로 운용되는 금융회사인지라, 금융당국의 배당규제를 많이 받는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8.76%)과 삼성물산(5.01%)이다. 배당여력이 충분한 삼성전자가 주주배당을 대폭 늘리면 삼성생명은 그렇더라도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금을 바탕으로 이재용 남매에게 배당금 지급을 크게 늘려줄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건희 전 삼성회장 사망직후인 작년말부터 갑자기 전무후무하고 기록적인 배당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보통 기업들은 번 이익금으로 1년에 한차례 정도 연말 배당을 실시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미 2017년부터 1년에 분기 별로 4차례 배당금을 지급한다. 연말에는 4분기 분기배당과 연말배당을 함께 준다. 워낙 당기순이익 규모가 커 주주친화정책을 실시할 여력이 큰 데다 그때부터 이미 경영권 승계자금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1년에 4차례 배당도 큰데, 작년말에는 엄청난 연말특별배당도 실시했다. 올 3월 주총을 거쳐 지난 4월쯤 지급된 이 특별배당금은 연말배당금이 보통주 주당 1,932원, 중간 및 작년 4분기 배당금이 주당 1,062원으로, 합계 주당 2,994원에 달했다. 4월에 뿌려진 배당금은 무려 13조1,242억원이었다.

그리고 한달후인 지난 5월과 8월에는 주당 361원씩의 1분기와 2분기 배당을 또 뿌렸다. 올상반기 삼성전자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13조6767억원이었는데, 2번의 분기배당에 4조9043억원이 뿌려졌다.

작년은 당기순익 15조6150억원에 현금배당총액이 20조3380억원이었다. 번 이익보다 더많은 배당이 살포된 것이다. 연말에 한꺼번에 특별배당 13조원을 한 것이 이렇게 연간전체 배당액수를 늘렸다. 작년 전체배당 수익률은 4%에 달한다. 은행예금금리보다 훨씬 높다.

삼성오너 일가의 상속전 및 상속후 주요 계열사 지분율 변화(단위 %)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홍라희

상속전 이건희 회장 지분율

삼성전자

0.71.63

00.93

00.93

0.912.3

4.18

삼성생명

0.0610.44

06.92

03.46

0

20.76

삼성물산

17.4817.97

5.66.19

5.66.19

00.96

2.9

삼성SDS

9.2

3.9

3.9

0

0.1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서현-이부진-이재용 삼남매(왼쪽부터)

재개발-재건축시장 참여를 대폭 줄였던 삼성물산도 주주이익의 극대화 위해 배당 대폭 강화하겠다고 표명

2019년에는 당기순익 15조3533억원에 현금배당총액 9조6192억, 2018년에는 당기순익 32조8151억원에 현금배당 9조6192억원이었다. 작년 배당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는걸 알수 있다. 작년 연말 특별배당은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나라 대기업 역사에서도 없었던 엄청난 규모였다.

삼성전자의 작년말 특별배당이 올4월에 지급된 탓에 삼성전자 2대주주인 삼성물산이 돈벼락을 맞았다. 삼성물산이 투자한 계열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수익은 작년 상반기 3,739억원이던 것이 올상반기에는 9,423억원으로, 무려 2.5배가 늘었다. 또 작년 전체 삼성물산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3,202억원이었는데, 올상반기 당기순익은 무려 9,239억원으로 상반기에 이미 작년 전체 순익의 3배를 넘었다.

이렇게 급증한 이익을 바탕으로 삼성물산은 올 연말 쯤 주주배당을 크게 늘려줄수 있게 되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4월 751억원의 작년 연말배당을 삼성물산으로부터 받았다. 이 배당액수가 내년초에는 2~3배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래미안 브랜드로 아파트시장의 최강자였던 삼성물산은 2015년쯤부터 재개발-재건축시장 참여를 대폭 줄였다. 각종 비리와 민원이 많고 혼탁하기 그지없는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공연히 삼성의 이미지만 갉아먹지 말라는 그룹상부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때 오너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의 가치를 줄이기위해 그랬다는 설도 한때 나돌았다.

그러나 작년부터 이 정책도 크게 바뀌고 있다. 아파트시장이 큰 돈이 남는데, 그걸 외면하고 국내외 토목이나 플랜트 등에만 전념하다보니 매출이나 이익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재건축 재개발시장에 다시 자주 보이는 삼성물산 래미안을 두고, 이재용 남매의 상속세납부와 관련짓는 추측이 많은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앞으로 배당을 대폭강화하겠다고 아예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삼성물산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미 작년부터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재배당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쓰고 있는데, 연간 주당 배당금은 2,000원을 최소 지급액으로 하되 앞으로 계속 상향 추진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등이 보내주는 주주배당금의 최소 60~70%는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재배당하겠다는 얘기다.

삼성물산과 이재용 부회장이 각각 1,2대 주주인 삼성생명도 2023년 IFRS17 도입 전까지 연결재무제표상 경상 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성향 50% 범위내에서 점진적으로 배당을 상향할 계획이라고 공시자료에서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 눈치 때문에 대폭 늘리기는 어렵지만 역시 앞으로 점진적으로 배당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과 현금배당총액(별도기준 억원)

 

2020

2019

2018

당기순이익

156,150

153,533

328,151

현금배당총액

203,380

96,192

96,192

<자료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작년 말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은 적잖은 부작용...과거 벌어뒀던 기업합리화적립금 등 임의적립금 이입해

삼성생명은 작년 별도 당기순익 9,287억원에 현금배당 4,489억원을 실시했고, 2019년에는 당기순익 8,338억원에 배당 4,758억원이었다.

한편 기록적이었던 작년말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은 적잖은 부작용도 낳고 있다. 주주배당금이 당기순익보다 적었던 2019년과 18년에는 연말배당을 하더라도 돈이 남았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적립금이나 준비금도 많이 쌓았다.

기업합리화적립금의 경우 18년에는 5조, 19년에는 2조5천억원을 각각 쌓았고, 연구 및 인력개발준비금은 19년에 3조원, 18년에는 무려 10조원을 각각 쌓았다. 시설적립금도 19년에 2,327억원, 18년 1조1,509억원씩 각각 적립했다. 언젠가 있을지 모를 미래성장을 위한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에 대비하는 돈들이다.

그러나 작년의 경우 한해동안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15조원인데 비해 배당은 분기배당과 연말, 특별배당까지 합쳐 무려 20조3,380억원에 달하다보니 펑크가 생겼다. 이를 메우기 위해 과거 벌어 쌓아두었던 기업합리화적립금 등 임의적립금을 헐어(이입) 가져왔다.

그러다보니 2018, 19년 많이 쌓았던 기업합리화적립금이나 연구 및 인력개발준비금, 시설적립금등은 한푼도 새로 적립할수 없었다. 올해로 넘어온 이 세가지 적립금 및 준비금은 제로다. 배당을 갑자기 워낙 많이 주려다보니 작년한해 벌어들인 이익이 모자라 새로 적립금을 쌓을 여유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물론 그동안 매년 수십조원씩의 이익을 내다보니 회사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워낙 많다. 작년말 기준 장부상 이익잉여금은 무려 178조원(별도기준)에 이른다. 물론 작년연말 배당을 많이 하다보니 지난 6월말 이 금액은 2조가량 줄어 176조원 선이다. 여전히 삼성전자가 아니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엄청난 이익잉여금 규모다.

작년말 현재 이익잉여금의 구성을 보면 재무구조개선적립금이 2,048억원, 기업합리화적립금이 40조원, 해외시장개척준비금이 5,107억원, 해외투자손실준비금이 1,649억원, 연구 및 인력개발준비금이 무려 91조원, 수출손실준비금이 1,677억원, 자사주처분손실준비금이 3조1천억원, 시설적립금이 33조원 등이다.

계열사 또는 관계사들이 올려준 삼성물산 매출(올상반기 별도기준 억원 %)

 

삼성전자

삼성물산미국법인

삼성물산인도법인

강릉에코파워

삼성생명

합계

관계사들이 올려준 삼성물산 매출(억원)

18,017

3,992

3,465

6,853

99

39,411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18.1

 

 

 

 

39.7

<자료 삼성물산 반기보고서>

삼성의 '엄청난 주주환원정책=지나친 주주포퓰리즘' 우려..."대주주 상속세 재원 마련과 관련이 있는 듯" 

장기간의 대규모 흑자로 이렇게 엄청난 적립금, 준비금들을 쌓아 놓았으니 당분간 앞으로 번이익은 모두 배당으로 뿌려도 괜챦지 않느냐는 논리를 들고 나올수 있다.

그러나 워낙 쌓아둔 돈이 많아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나친 주주포퓰리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너지분이 많은 삼성물산의 상당한 삼성전자 의존도도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올 상반기 삼성물산 매출중 계열사 또는 관계사들이 올려준 매출을 보면 모두 3조9,411억원으로 전체매출(별도기준) 9조9,220억원의 39.7%에 달한다. 매출의 40% 가량을 계열사 또는 관계사들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삼성전자가 올려준 매출이 1조8,017억원으로 전매출의 18.1%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새로 짓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을 삼성건설에 주로 맡기다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삼성전자로선 기업기밀과 보안이 중요한 설비라 외부업체에 맡기기 곤란하다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으나 이걸 핑계로 굳이 보안이 필요없는 설비까지 무차별 삼성건설에 계속 맡기다간 공정위의 철퇴를 맞을수 있다.

계열사 의존매출이 연간 200억원 이상 또는 전체 매출의 12% 이상이고, 특히 매출혜택을 받는 회사의 오너지분율이 20% 이상이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규제대상이더라도 기업기밀이나 보안상 또는 업무효율상 불가피성이 인정되거나, 계열사가 아닌 일반기업과의 거래에 비해 거래가격 등에서 뚜렷한 특혜성이 없으면 공정위가 불문에 부치기도 한다. 판단은 공정위가 한다.

한 원로 공인회계사는 “삼성전자 일반주주들이 뭐라고 요구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엄청난 주주환원정책을 들고 나오는 것은 뭔가 모양이 이상하다. 대주주들의 상속세 재원 마련과 관련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아무리 잉여금을 많이 쌓아 두었다라도 치열한 경쟁에서 앞으로도 엄청난 투자재원과 연구개발자금 등이 소요된다는 것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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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2021-10-24 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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