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인천계양 등 3기 신도시 5곳에서 공공택지를 매입한 민간사업자가 8조원이 넘는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제2의 대장동 개발사업’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3기 신도시 5곳의 공공택지 민간 매각 현황과 개발이익 추정 결과를 지난 26일 발표하면서 민간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는 것을 막기 위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을 요구했다.
27일 참여연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고시를 분석한 결과, 민간사업자가 전체 주택 17만4000여가구 중 7만5000여가구를 분양할 경우 약 8조1426원의 개발이익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사업자에게 매각되는 공공택지 비율은 인천 계양 59%, 남양주 왕숙 58%, 하남 교산 54%다. 이 3곳에서 민간사업사가 얻는 개발이익은 약 5조604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참여연대는 밝혔다.
참여연대는 아직 지구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에서도 민간사업자가 각각 40%를 분양할 것으로 가정했다. 이는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에서 명시된 공공택지 주택 민간분양 비율인 40%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양 창릉 1만5000가구, 부천 대장 6000가구를 분양할 시 민간사업자가 얻을 예상 개발이익은 약 2조5381억원으로 추정됐다.
분석 결과를 발표한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사업자는 3기 신도시에서 아파트 한 채당 평균 1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가져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로 서민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했지만, 공공택지를 민간에게 절반 이상 매각했다”면서 “과연 3기 신도시 사업이 공공사업인지 민간사업인지 정체성이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결국 민간이 개발이익을 챙기는 것을 막기 위해 공영개발이 필요하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는 “근본적인 원인은 토지 강제 수용을 통해 조성한 공공택지를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지 않은데 있다”면서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을 지양하고 공영지정제 도입과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공주택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