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지난 5월 3일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6개월 동안 공매도 대량 보유자는 2.8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 보유자 가운데 82%는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차지했다. 공매도 시장이 외국 회사들의 독무대처럼 돼 버린 것이다.
공매도 대량보유자는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의 공매도 잔고 물량을 보유한 투자자를 일컫는다. 공매도 대량보유자 신고는 의무 규정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서 갚아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기준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신고건수는 총 302건으로 공매도 재개 직전인 지난 4월 30일 107건의 2.8배로 늘었다.
302건 중 외국계 증권사의 신고건수가 248건(82.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대량보유 건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 모간스탠리는 4월말 24건에서 10월말 83건으로 59건 급증했다. 골드만삭스도 6건에서 43건으로 37건 늘었다.
이와 함께 △메릴린치 31건→44건 △제이피모건 8건→32건 △UBS 13건→19건 △크레디트스위스 11건→18건 △씨티그룹글로벌마켓 3건→4건 △노무라 0건→1건으로 각각 늘었다.
지난 달 말 기준 공매도 대량 보유 신고가 가장 많은 종목은 국일제지·신라젠·씨아이에스·에코프로·지트리비앤티·케이엠더블유·텔콘RF제약 등으로 신고 건수는 각각 5건이다.
LG디스플레이·비에이치·신풍제약·현대로템·현대바이오 등이 각각 4건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6개월간 공매도 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했다. 반면 기관의 비중은 줄었고, 개인의 비중은 늘었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367억원으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이전 6개월(2019년 9월13일~2020년 3월13일)의 일평균 거래대금 2875억원에 비해 51.8% 늘어났다.
전체 공매도 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5.2%다. 금지 이전 6개월의 58.7%에 비해 16.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기관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961억원에서 1327억원으로 줄었고, 비중도 40.1%에서 22.8%로 17.3%포인트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9억원에서 112억원으로 1.9배 늘었으며 비중은 1.2%에서 1.9%로 0.7%포인트 증가했다.
6개월 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808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이전 6개월 일평균 거래대금 4895억원보다 18.6%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