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금(上) 금산분리 등 현안에 '속수무책'...이대로 세월만 보내나
삼성은 지금(上) 금산분리 등 현안에 '속수무책'...이대로 세월만 보내나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11.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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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태생 때부터의 오너 경영방식과 너무 커진 삼성전자 때문에 엄청난 돈 필요해 엄두도 못내
사실상 뾰쪽한 대책 없고 가장 시급현안은 보험업법 개정...지주사 전환하면 75조원이상 또 필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맞은 쓸쓸한 삼성전자 창립 52주년...아들 이재용 부회장 대신 전문경영인 김기남 부회장이 메시지 발표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연 삼성전자가 지난 1일 창립 52주년을 맞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빅뱅이 도래할 것"이라며 "고객과 인류 사회에 대한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이번 창립기념일은 지난 해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처음 맞는 창립기념일이다. 고 이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아마도 국정농단 관련 뇌물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가석방된데 따른 부담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전 삼성회장 사망후 유족들은 12조원이 넘는 엄청난 상속세 부담 때문에 쩔쩔 매고 있다. 삼성물산보다 당기순이익이 10배 이상 많아 배당도 클 수 밖에 없는 삼성전자에 오너 지분이 많았다면, 그리고 제대로 된 지주사 체제가 있었다면 부담은 훨씬 덜 했을 것이다.

삼성은 태생 초반부터 일본식으로, 개인투자자금보다 금융회사 돈이나 계열사 자금들을 동원, 계열사들을 계속 확장하다보니 오너가 개인지분이 적다. 지금도 삼성생명(8.51%)과 삼성물산(5.01%)이 삼성전자의 1,2대주주이고,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그친다. 기업확장때는 쉬운 방법이었겠지만 뒤늦게 상속 등에서 적지않은 문제가 나타나 그룹과 오너일가 모두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주로 투자자들이 맡긴 돈으로 운용하는 금융회사다.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지난 6월말 별도기준 총자산 227조원중 자기자본(순자산)이 181조원인데 비해, 삼성생명은 같은 기간 총자산 308조원중 자기자본은 36조원에 불과하다.

삼성은 태생초부터 오너 자기자금보다 금융회사 돈으로 기업 확장. 금산분리 문제를 지금도 해결못한 거의 유일한 대그룹

재벌오너가 금융회사 돈으로 계열사를 주로 확장한다면 문제가 있다. 남의 돈으로 자기 지배력을 확장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즉 금산분리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탐욕스런 재벌이 은행이나 보험사를 갖고 있다면 그 돈으로 자기 지배력 확장이나 사익편취의 유혹을 갖기 쉽다.

삼성은 금산분리 문제가 태생때부터 따라다닌 대표적 그룹이다. 현재 한국 재계에서 삼성같은 금산분리 문제를 안고 있는곳은 거의 없다. 한화그룹의 한화생명이 있지만 한화생명은 경영참여 목적으로 투자한 계열사들이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라이프랩 등 금융계열사들이 대부분이다. 제조업체는 없다.

삼성생명도 삼성화재(15%), 삼성카드(71.9%), 삼성증권(29.6%), 삼성자산운용(100%) 등 금융회사들에 많이 투자했다. 그러나 제조업체에도 많이 투자했다. 무엇보다도 세계적 제조업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고, 삼성중공업(3.1%), 에스원(5.4%), 호텔신라(7.6%) 등에도 3%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주요 지표 (216월말 별도기준 조원)

 

총자산(조 원)

순자산(자기자본 조원)

이익잉여금(조원)

211~6월당기순이익(조원)

삼성전자

227

181

176

13

삼성생명

308

36

14

0.85

삼성물산

44

28

6.9

0.92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산분리 문제를 해결하고, 지주회사 체제를 깔끔하게 도입하려면 현재처럼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삼성물산이 산업지주회사,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각각 갈라지는게 가장 좋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덩치가 너무 커져 버려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게 항상 문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51%)을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19.34%)과 맞바꾸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금액차이가 너무 크다. 지난 22일 종가로 계산해보면 35.7조원대 2.7조원이다. 13배가 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와 주가가 너무 비싸진 탓이다. 완전교환하려면 차액 33조원을 삼성물산이 물어야 한다.

삼성물산 보유 삼성생명주식과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주식을 맞바꾸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산업지주 및 금융지주사화하면 모든 문제 해결...그러나 주식 맞교환에만 삼성물산 33조원이상 필요

삼성물산이 당장 동원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원선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벌어 쌓아놓은 삼성물산의 장부상 이익잉여금도 6.9조원(지난 6월말 별도기준)이다. 자본잉여금 10조원을 모두 전용해도 16.9조원선이다. 잉여금이란게 또 장부상 개념이어서 실제 얼마나 투입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방법이 있긴 하다. 삼성물산이 최대주주(지분율 43.44%)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지분 전액을 처분하면 지난 22일 시장가로 25조2933억원에 달한다. 규모가 너무 커 시장에서 전액소화가 어려우면 현재 삼바의 2대주주인 삼성전자(31.49%)가 이 지분을 전액 매입해 지분율을 74.9%선으로 높일수도 있다. 삼성전자라면 그정도 현금동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전액 다 사주어도 양도세를 제하면 20조원이 될까말까여서 33조원에는 많이 모자란다. 현재 계속 커지고있는 삼바의 기업가치와 주가가 더 오르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설령 주가가 더 올라 성사에 가까워지더라도 3사의 일반주주들과 여론의 향배도 또 관건이다.

그렇지 않아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합병당시 삼바의 기업가치 문제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감옥까지 갔다왔고, 지금도 재판중이다. 이 문제는 당장 해결이 어렵고, 시간이 더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

삼성은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자문을 맡기고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어떤 묘안이 나올지 모르지만 앞에서도 절묘한 대책은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덩치와 주가가 너무 높은 반면 오너지분은 너무 적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태생 때부터 자기 돈보다 금융기관 돈으로 덩치를 주로 불리고, 최소한의 자금으로 변칙적 경영권승계를 도모해온 삼성 오너가 경영방식의 필연적 후과(後果)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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