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금(下) 이재용 사찰돌며 '묵언수행'중...갈길 먼 지배구조 완성
삼성은 지금(下) 이재용 사찰돌며 '묵언수행'중...갈길 먼 지배구조 완성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11.0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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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삼성패밀리 모두 나서 상속세금 마련...당장의 상속문제보다 '삼성생명법'이 더 골치 아파
위기의 삼성, '배째라' 전술로 나서기로 한 듯...대선 일정-정치권 동향 보며 주요 현안에 '무책이 상책' 손 놓고 멍때리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2일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로선 국회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대로 맞추려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보유 삼성전자 주식 29조원 이상 내다 팔아야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이 이뤄지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총자산 중 3%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할 경우 매각 차익의 22%인 법인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만 5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여기에 주주와 보험 계약자에 대한 배당금에도 수조원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 6월말 현재 삼성물산의 별도기준 자산총액은 44조원선. 50%면 22조원이다. 삼성전자 지분보유액이 22조를 넘으면 강제로 지주회사로 전환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지분 12%면 현시가로 48조원이 넘는다. 50%선을 가볍게 넘어간다. 삼성물산이 강제로 지주회사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지주회사가 되면 내년부터 자회사 지분을 30%(현재는 20%)이상 의무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지분 18%를 더 확보해야된다는 얘기다. 지분 18%면 무려 75조원이상 이 더 들어가야한다. 삼성이 온갖 지혜를 짜내서 그것도 이론상 최상의 경우를 모두 가상해 겨우 12%를 확보했는데, 또 다시 어떻게 75조원을 더 마련하라는 말인가.

이런 강제 지주사 전환문제를 피하려면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생명 등이 토해 내야할 7%의 삼성전자 지분을 아예 삼성전자가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로 7%를 보유하고, 이재용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이 14% 정도면 충분히 경영권을 지켜낼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시장에서 팔면 이재용 일가 지배력 흔들...삼성물산이 사려니 돈 모자라고 지주회사 강제전환이 또 문제되는 등  '진퇴양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자사주를 제외한 주주들로만 의결권권한을 계산해보면 삼성물산 및 오너일가의 의결권 권한은 14%에서 19.5% 정도로 높아진다. 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 일가 지분이 15% 정도인데도 지분 10%의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 잘 싸우면서 경영권을 지켜내고 있는 것은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18.3% 덕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매각돼 다른 사람이 인수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경영권 분쟁시 팔아 우호지분을 만들수 있다. 인적분할이나 합병때는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 돈 한푼 안들이고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크게 높여줄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 때문에 삼성전자가 보험업법 개정안 관련 지분을 인수해 자사주로 만드는 것에 반대여론이 비등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과거 여러 목적으로 다량의 자사주를 갖고있다가 지난 2018년 전액소각 처리한것도 이같은 비판여론을 의식해서였다.

고(故) 이건희 회장 사후 1년이 지났다. 이재용 시대를 연 삼성은 대외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내부적으론 지배구조 개편 준비와 노사관계 정립 및 현재 진행형인 사법리스크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삼성은 이 회장 별세 후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등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 오너가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21108일 보통주기준 %)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화재

홍라희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최대주주및특수관계인합계

8.76(특별계정포함)

5.01

1.49

2.30

1.63

0.93

0.93

21.15

<자료 삼성전자 공시자료 및 반기보고서>

삼성전자의 자사주화는 여론비판이 문제...내년 3월 대선 결과에 따라서 앞으로 공이 어느 방향으로 튈 지 예단하기 어려워

다만 현재로선 지배구조 시나리오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회에서 법 통과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내년 3월 대선 결과에 따라서 앞으로 공이 어느 방향으로 튈 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고, 삼성물산이 19.3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재용 부회장(0.06%)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47.02%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패밀리들의 상속세만 무려 12조원이 넘는다.

IB업계에서는 당장의 상속세 문제보다도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에서 추진 중인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해선 삼성생명(삼성전자 지분 8.51% 보유)이 중요 연결고리이다. 만일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영향력이 줄게 돼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경우의 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법 통과가 확정되지 않았고 법이 시행되더라도 다소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주식 매각 기한을 5년으로 설정하고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기한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어 최장 7년 안에 팔면 된다.

보험업법 개정안 향후 언제든 다시 이슈화 가능성..."다시 거론 땐 "삼성 해체될 수 밖에 없다"면서 ‘배째라’로 맞설 수 밖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오너 일가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지 오래됐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처리될 듯 말 듯 하면서도 제대로 안다뤄지면서 시간만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이 법안취지에 동의하고 있다. 경실련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오랫동안 주장해오던 사안이어서 언제든 다시 이슈화할수 있다.

삼성과 삼성오너 일가를 둘러싼 이 모든 문제들은 최근 갑자기 생긴게 아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계속 이어지고 누적된 문제들이다. 가급적 욕 안듣고 깨끗하게 해결하는 방법도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볼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방치하기에도 불안불안한 문제들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오너가 입장에선 그냥 현 상태로 큰 논란없이 시간만 계속 흘러가길 기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다시 거론되더라도 이러다간 삼성이 해체될 수 밖에 없다면서 ‘배째라’로 맞설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가운데 지난 8·15 가석방 후 공식적인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지난 1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다녀간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은 삼성전자 창립 52주년 기념일이었다.

"이재용 부회장, 오랜 수감생활로 몸 수척해진 가운데 심신이 피폐해진 듯...현재는 사찰 등 돌며 사실상 묵언수행중인 상태"

두 사람은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이 회장 49재 봉행식을 했던 해인사를 수행원 없이 찾았다.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은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생가가 있는 경남 의령에서 1박을 한 뒤 2일에는 양산 통도사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올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공판 이후 재수감된 뒤 지난 3월19일 충수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당시 복통이 심해 서울구치소 의료진으로부터 외부 치료를 권고받았지만 "특혜를 받기 싫다"며 참다가 급성충수염이 복막염으로 번지면서 대장 일부까지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충수염 수술과 치료 과정에서 몸무게가 13㎏가량 줄면서 8·15 가석방 출소 당시에도 부쩍 마른 모습을 보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오랜 수감 생활로 몸이 수척해진 가운데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라며 "심려를 끼쳐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에서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는 사찰 등을 돌며 사실상 묵언수행중인 상태이지만 내부에 꾸려진 지배구조 준비 태스크포스(TF) 중심으로 대선 일정과 여야 정치권 동향을 지켜보면서 서서히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 손을 댈 전망”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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