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이 치솟고 있다. 재배면적 감소, 배추 무름병 확산, 가을 한파 등으로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금(金)추 대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4일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인 3일 기준 가락시장에서는 배추 상등급 10㎏ 그물망 평균 가격이 8655원에 형성됐다. 지난해 같은 날 가격보다 52%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달 27일에 비해서는 23%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일 배추 1포기 평균 가격은 3959원으로 평년 3649원 대비 8.5% 높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6.1% 줄어든 1만1629㏊ 수준이고, 생산량은 10.9% 감소한 119만4000t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 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배춧잎에 반점이 생기고 뿌리와 잎이 썩어 들어가는 배추 무름병이 확산, 장황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배추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절임배추 쪽에 수요가 늘고 있다. 원물 배추 가격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절임 배추를 구입해 김치를 담그려는 쪽으로 소비자들이 돌아서기 때문이다. 배추를 절이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편리함도 절임배추의 장점이다.
유통업계는 배추값이 치솟자 사전 계약으로 확보한 절임배추 물량을 풀고 있다.
이마트는 절임배추 3만5000박스를 준비해 둔 상태다. 5개월 전부터 경북 문경, 전북 고창, 전남 무안 등 주요 배추산지를 돌면서 4만5000평 규모의 계약재배 물량을 확보했다. 가격은 일반 배추보다 최대 25%가량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산지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해남산 배추를 잡아 지난해보다 절임배추 사전계약 물량을 125% 늘렸다. 이달 중순부터 김장 채소 할인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GS더프레시(GS수퍼마켓)은 지난 3일부터 절임 배추 4번째 사전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10월 13~26일 1·2차 사전 예약은 시작 5일 만에 완판됐다.
이마트는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절임배추 2종에 대한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한다. 기획 물량을 3만5000박스로 3.5배 늘렸다. 5개월 전부터 경북 문경 등 산지를 물색해 4만5000명 규모의 계약 재배를 통해 물량을 확보했다. 일반 배추 소매가보다 최대 25% 저렴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해와 냉해로 작황이 부진해 배추 원물 가격급등이 예상된다”면서 “배추 파종 시기부터 농가 지원을 진행해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절임배추를 내놓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