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대장동’, 이재명 ‘쾌도난마’ 가능할까
‘얽히고설킨 대장동’, 이재명 ‘쾌도난마’ 가능할까
  • 김명서
  • 승인 2021.11.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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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게임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수사 자청 ‘정면돌파’가 지름길

[김명서 칼럼] 이재명 대 윤석열. 대선 본선 무대는 강대 강 캐릭터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두 후보 모두 웬만한 위기에는 흔들리지 않는 ‘멘탈 갑’이다. 일단 결심이 서면 좌고우면 없이 내달리는 ‘정면돌파형’이다. 소신도 뚜렷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개성 넘치는 ‘카리스마’가 대표상품이다. 

이 후보의 멘탈은 대장동 관련 국정감사에서도 증명됐다. 얼마 전 만난 이 후보 캠프 쪽 지인은 “어떠한 질문에도 동공은 흔들리지 않더라”고 강조했다. 지켜보는 사람은 조마조마했는데, 당사자는 끄떡없더라는 것이다. 지인은 비슷한 사례에서 이 후보의 강심장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후보의 강점은 뚝심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만 충성한다”는 소신발언이 대표상품이다. 할 말을 하는 ‘강골 검사’로 각인돼 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에게 이런 말도 했다. “저쪽에선 이런저런 조작으로 총알을 엄청나게 쏴대는데 나는 기관단총으로 맞아도 안 죽는다.” 멘탈 ‘불사조’임을 자처한 셈이다.

‘강대 강’으로 맞붙었느니 불꽃이 튀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다 양쪽 진영 모두 ‘사생결단’의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상대의 숨통을 끊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는 식이다. 온건이나 합리의 구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총력전이 펼쳐진다면 싸움은 예측불허가 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이 후보의 최대 취약점인 ‘대장동 개발 의혹’ 때문이다. 이 후보 측으로선 떨쳐내려 할수록 더욱 심하게 엮여가는 모양새다. 어떤 식으로든 이 후보에게 책임을 따질 수밖에 없는 형태로 상황은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후보 핸디캡 중량, 이미 한계치 넘겨…야당, ‘선과 악 대결’로 프레임 짜

경마로 치면 이 후보에게 핸디캡 중량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엄청난 추가 중량이 이 후보를 사정없이 짓누르려 하고 있다. 게임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기울어도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실제로 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15%포인트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45.8%, 이 후보는 30.3%를 각각 기록했다.

야당은 ‘대장동 게이트’로 승부를 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 후보를 대장동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 대선 구도를 ‘범죄와의 전쟁’ ‘선과 악의 대결’ 프레임으로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지사, 유동규가 공동주범인 배임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에게는 최근 대장동과 관련해 ‘트리플 악재’가 추가됐다. 

이 후보 최측근으로 선대위 부실장을 맡고 있는 정진상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후보의 관련 가능성을 연상시킬 수밖에 없다. 

2015년 2월 당시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도 심상치 않다. 녹취록이 짐작케 하는 대로 이재명 당시 시장이 연루됐다면 직권남용죄를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며칠 전 퇴임한 윤정수 성남도개공 사장은 ‘대장동 보고서’를 통해 “대장동 협약 과정에서 추가이익을 분배를 삭제한 적법하고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대장동 개발에서 성남도개공이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나선 것이다. 

전반적인 흐름이 이재명 후보를 옥죄어 가는 모양새다. 자칫 ‘외통수’에 걸리기 딱 좋은 형국이다. 

대장동을 둘러싼 현재 국면은 서양 고사에 나오는 ‘고르디우스 매듭‘을 연상케 한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매듭을 푸는 대신 단칼에 쳐서 매듭을 끊어버렸다. 쾌도난마다.

이 후보는 멘탈 못지않게 정치 감각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흐름을 읽고 맥을 찾아 ‘사이다 발언’으로 풀어나가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감각이기에 ‘대장동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대선 승리는 ‘기대난망’이라는 점을 충분히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과 경찰 수사는 ‘봐주기’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상황은 더욱 꼬여가고 있다. 

매듭 하나씩 풀기엔 상황 급박…‘정면돌파’ 지지자들 자신감 회복 효과 클 것

결국 쾌도난마식 결단이 필요한 국면이 된 것같다. 얽히고설킨 대장동 매듭을 하나하나 풀기에는 상황이 너무 복잡하고 긴박하다. 내년 대선까지는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선거기간 내내 ‘대장동 공방’에 시달릴 가능성이 짙다.

방법은 정면 돌파다. 이 후보에 대한 수사 없이 사건은 끝날 수 없다. 여당 대선 후보를 소환한다는 것도 현재의 검찰로선 벅찬 일이다. 그렇다면 이 후보 스스로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는 게 정답일 듯싶다. “사심 없는 정책 결정이었으므로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주장을 스스로 입증해 보이는 것이다. 

그런다고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후보 지지자들에게는 자신감 회복의 효과는 클 것으로 여겨진다. 상당수 지지자들은 살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대장동 사태’을 지켜보고 있다. 이 후보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 지를 걱정하는 여권 인사들도 적지 않다. 여권 지지자들이 뭉치면 예상치도 않은 반전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정말 자신이 있다면 아예 특검을 자청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쾌도난마’식 대응은 ‘사이다 발언’으로 상징되는 이 후보의 캐릭터와도 어울릴 법하다. 

균형 잡힌 평평한 운동장에서 ‘멘탈갑’끼리 펼치는 진검승부. 과연 가능할까. 

<필자 소개>

김명서(clickmouth@hanmail.net)

-서울이코노미뉴스 부회장

-전 서울이코노미뉴스 대표, 주필

-전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심의실장

-전 서울신문 편집담당 상무

-전 서울신문 사회부장, 정치부장, 논설위원,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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