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국내에서 유통 중인 자외선차단제와 입술보호제 등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환경운동연합과 발암물질 없는 사회만들기 국민행동,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9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에서 판매 중인 화장품 20개를 분석한 결과, 10개 제품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자외선차단제는 조사대상 6개 중 5개, 립밤 등 입술보호제는 조사 대상 3종류 모두, 파우더팩트 제품은 2개 제품에서 문제 물질이 나왔다.
과불화 화합물은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한 특징이 있어 워터프루프 화장품 등에 사용된다. 그러나 체내에 쌓이면 암을 일으키거나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국제암연구소가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불화화합물 가운데 일부(PFOS, PFOA)는 2009년 스톡홀름 협약에 따라 사용을 제한받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과불화 화합물은 총 6종으로 생식기관 및 발달 장애에 영향을 미치거나 눈과 피부에 자극 또는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성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운동연합은 그러나 “국내에서는 해당 물질에 대한 위험성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위험성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화장품 등 생활용품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환경운동연합 등은 과불화화합물이 나온 제품의 이름과 제조 회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연구를 수행한 단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 사용의 전면 금지를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