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14일 출국했다.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첫 해외 출장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삼성전자의 미국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부지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출국했다. 오전 7시 45분쯤 출국장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미국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투자를 결정 짓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미국 파트너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모더나사를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 "(모더나 본사 소재) 보스턴에 갈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파운드리 공장 부지 등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미국으로 넘어가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최종 부지 선정을 저울질 해 왔다.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현지 부지를 방문해 공장 건설에 따른 세제 혜택, 인센티브 협상 등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장 건설 후보지로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하다. 최근 테일러시 의회는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과 용수 지원 등을 포함한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재판과 수감 전부터 시스템 반도체 및 파운드리 사업 확장과 투자를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서 대만의 TSMC와의 시장 격차를 좁히고 퀄컴, 구글 등 전력적 협력업체와의 이해상충을 해소하는 데 고민이 적지 않아 이 부회장이 최고경영자로서 이를 조율하고 '선택과 집중'의 미래 전략을 더욱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불법 경영승계 혐의로 매주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너무 늦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이후 1년1개월 만이며, 미국 출장은 2016년 7월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이후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보 제출 요구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