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공급대책 1년인데…목표 81% 달성에도 전셋값 상승률은 2배 커져
전세공급대책 1년인데…목표 81% 달성에도 전셋값 상승률은 2배 커져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1.11.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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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장에선 중형 아파트 원하는데, 소형빌라 위주 공급해 미스매치"
전세주택 7만5천가구 계획 중 6만1천가구 공급…국토부 "연말까지 최선"
경기도 안양시에 공급된 공공전세주택 내부
경기도 안양시에 공급된 공공전세주택 내부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정부가 1년전 전세난 타개를 위해 발표한 '11·19 전세대책'에서 내놓은 전세주택 공급계획이 목표대비 81.2% 수준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목표로 제시한 공급물량을 채우려 있지만, 공급목표 달성여부나 전세형 주택공급에 따른 전세난 진정효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통찮게 평가한다.

특히 정부가 전세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골자로 전세대책을 내놨음에도 만성적인 물량부족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 전셋값도 대책 발표전보다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앞으로의 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목표인 전세임대 7만5천가구 중 81.2%인 6만1천가구 공급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19일 전세대책에서 2021∼2022년 2년에 걸쳐 전국에 총 11만4000가구의 전세주택을 신규공급해 전세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부터 불안하게 움직이던 전·월세 시장이 지난해 7월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이후 크게 흔들리자, 공공임대주택을 단기간에 최대한 공급해 물량부족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정부는 전세대책에서 올해 7만5100가구의 전세형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에만 1만9600가구, 수도권에 총 4만2800가구 공급이 목표였다.

유형별로는 '공공임대 공실활용'이 3만9100가구, '공공전세주택' 9000천가구, '신축매입약정' 2만1000가구, '비주택 공실리모델링' 6000가구 등이다.

공공임대 공실활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이 월세형태로 운영하던 공공임대주택 중 공실을 전세형으로 내놓는 방식이다. 공공전세주택은 민간이 도심에 짓는 다세대·오피스텔을 공공이 사들여 전세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신축매입약정은 공공이 민간에 건설자금 조달 등을 지원하면, 민간은 전세용 주택을 지어 공공에 매각하기로 약정하고 공급하는 방식이다. '호텔전세'로 불리는 비주택 공실리모델링은 손님이 끊긴 호텔이나 사무실 등을 개조해 전세주택으로 내놓는 개념이다.

18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까지 '11·19 대책'에서 제시한 올해 공급목표의 81.2%(6만1000가구)를 달성했다.

공공임대 공실활용을 통한 공급은 4만6000가구로, 목표치(3만9100가구)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하지만 나머지 3개 유형을 통한 공급은 총 1만5000가구로,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목표총량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신축매입약정이나 공공전세는 민간사업자들이 땅을 구하고 사업계획을 세운 뒤 사업신청을 하면 현장조사, 심의, 가격협상 등 절차를 거쳐 약정을 맺어야 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려 목표달성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한계를 밝혔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정보

◇1년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 10.25% 올라…직전 1년의 2배↑

이같은 실적치에 대해 시장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박하다. 대책에도 그 사이 전셋값이 쉬지 않고 올랐고, 전세 유통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의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19 대책' 발표이후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10.25% 올랐다. 이는 직전 1년(2019년 11월∼2020년 10월) 상승률 5.02%의 2배를 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72%, 수도권은 11.12% 상승해, 각각 직전 1년(4.37%, 6.46%)의 1.5배 1.7배 이상 올랐다.

전세난이 심각한 수도권 상황은 더 심하다. 지난해 1∼7월 0.15∼0.42% 사이에서 움직이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임대차 2법 시행후 급등하기 시작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0.54∼0.89%로 상승폭이 컸다.

3기 신도시 등 공급계획이 담긴 '2·4 대책'이후 3∼5월 0.51%, 0.37%, 0.36%로 전셋값 상승폭은 둔화했으나 6월 0.55%로 다시 오름폭을 키웠다. 이어 7월 0.79%, 8월 0.84%, 9월 0.80%, 10월 0.75%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며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정부의 강도높은 가계부채 대책 등과 맞물리면서 부족한 전세물건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감소한 상태다.

전세난의 근본원인은 물량 부족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18일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501건 수준이다.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30일(3만8427건)과 비교해 20.6%(7926건) 줄어들었다.

계약갱신권을 활용해 2년 더 기존주택에 머무르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정부의 실거주 요건강화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을 위해 전세로 놨던 집에 직접 들어가 사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전세물량 잠김현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개업계에서는 정부의 11·19 전세대책으로 인한 공급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랑구 저층주거지

◇"중형 아파트 부족한데,1∼2인 거주용 빌라 공급…내년도 문제"

전문가들은 애초 11·19 대책의 내용이 전세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전·월세 시장안정을 위해 대책을 내놓은 건 나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이 원하는 물량을 공급하려 했는지 근본적인 문제부터 따져봐야 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번 전세난은 3∼4인 가구가 거주할 만한 아파트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는데, 정부 대책은 1∼2인 가구용 원룸이나 빌라 공급에 집중돼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정부가 애는 썼지만,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대책이 나올 당시부터 이 대책으로 단기에 전세난을 해소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마저도 올해 목표치 달성도 어렵다면 전세시장 안정화에는 적신호가 들어온 셈인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태가 내년 여름까지도 개선될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 교수는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줄어 공급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정부의 전세 공급대책도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한시적 세제완화로 전세물량을 내놓게 한다거나, 전셋값을 올리지 않는 집주인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 처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내년 8월 임대차법 2년을 넘기면 계약갱신이 끝나는 전셋집이 시장에 나올텐데, 집주인들이 4년치 임대료 상승분을 한꺼번에 반영하려 하면서 또 한번 전세대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선 저밀도 지역개발 등 단기공급 확대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1·19 대책을 비롯해 정부가 다양한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임대차법에 따른 규제가 공급효과를 상쇄한 것 같다"며 "신규전세와 갱신전세 간의 이중가격 현상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내년 8월이후 갱신계약이 풀리며 시장에 나오는 전세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돼 정책적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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