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일타강사의 '족집게' 해법...원인 진단하고 해법 짚어내야
요소수 일타강사의 '족집게' 해법...원인 진단하고 해법 짚어내야
  • 권의종
  • 승인 2021.11.19 14:0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입선 다변화 절실...특정국에 의존하는 공급망 체계로는 제2의 요소수 사태 막을 수 없어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요소수가 대란이다. 파동이 일파만파다. 화물차 운행이 차질을 빚고 산업 현장이 마비될 지경이다. 정부의 굼뜬 대응에 부아가 치민다. 위기 때마다 기업에 SOS나 치는 구태 또한 여전하다. 우왕좌왕만 할 게 아니다. 난제일수록 차분히 풀어야 한다. 사태 원인을 세밀히 진단하고 해법을 정확히 짚어내는 일타강사 식 접근이 유효할 성싶다.

# 요소수란 무엇인가. 명칭 그대로 '요소'와 '물'의 합성물이다. 요소(Urea)와 순수한 물(water)을 32.5%와 67.5% 비율로 혼합한 투명 액체다. 디젤 차량이 뿜어내는 매연가스를 정화하는 데 주로 쓰인다. 디젤 차량이 뿜어내는 배출가스, 즉 질소산화물을 요소수와 혼합하면 인체에 해가 없는 질소가스와 이산화탄소로 바꿀 수 있다. 국내 운행 디젤 화물차 330만대 중 200만대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장착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핵심 품목이 요소수다.

# 요소수는 왜 필요한가. 디젤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유해하다.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며 공기를 오염시킨다.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물질이다. 유럽에서는 대기 환경보호를 위해 1992년부터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기준을 만들었다. ‘유로1’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는 ‘유로6’ 기준을 적용한다. 우리나라도 1994년부터 규제를 시작했다.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디젤 차량의 판매를 금지해왔다.

#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호떡집에 불난 듯하다. 정부와 해외공관, 국회, 코트라, 수입업체, 종합무역상사, 교포 기업인이 요소수 확보에 동분서주 애를 쓴다.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환경과 차량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당장 사용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요소수가 필요 없도록 SCR 장치를 한시적으로 해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 또한 환경과 기술적 문제로 현실성이 뒤진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난제일수록 차분히 풀어 가야...우리 정부는 사태 발생하자 호떡 집에 불난 듯 호들갑만 떨어 

# 사태가 어떻게 벌어졌나. 지난 10월 11일 중국 해관총서가 그동안 별도의 검사 없이 수출하던 요소 등 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겠다고 공고하면서다. 그리고 공고가 나온 나흘 뒤부터 제도를 시행했다. 말이 검사지 자국에 우선 공급하기 위한 수출 제한 조치가 분명하다. 품목에 대한 검사에 문제가 없으면 수출을 해야 하나, 그러지 않는 걸 보면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는 수밖에 없다.

# 발단은 언제부터인가. 9월 중순쯤이다. 중국이 석탄 부족으로 요소 수출 제한 강화를 고려하면서부터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데 중국은 탈(脫) 탄소 정책으로 석탄 생산량을 꾸준히 줄여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중국 내 주요 석탄 산지에 가을 홍수까지 닥치면서 20여 개의 탄광이 한때 생산을 멈추기도 했다.

처음 시작은 더 빠르다. 2016년 시작된 중국-호주 간 무역 마찰로 거슬러 오른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이후 전력난이 심화하자 석탄을 주원료로 하는 요소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이 자국 내에서 사용할 것도 모자라는 요소를 다른 나라에 팔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게 결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수출하는 요소에 대한 검사 의무화 조치로 나타난 것이다.

# 요소·요소수 국내 생산은 얼마인가. 요소수는 롯데정밀화학, KG케미칼, 휴켐스 등에서 생산한다. 원료가 되는 요소는 수입한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요소 물량은 약 83만5,714톤이다. 이 가운데 공업용(산업용+차량용)이 37만526톤으로 44%를 점한다. 대(對)중국 요수 수입 물량은 총 55만톤으로, 차량용 8만톤을 포함한 공업용이 33만톤을 차지한다. 공업용 수입 물량이 차지하는 비율만 따져보면 89%에 달한다.

주요 품목의 특정국 의존 위험성 깨달아야...주요 소재에 대한 자급 능력 키운 일본 본받아야

# 요소는 왜 수입에만 의존하나. 요소 제조 기술은 어렵지 않다.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이 문제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도 요소를 제조하는 공장이 많았다. 50년 전에는 세계 최대의 요소 공장이 설립되기도 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2011년 이후 생산 공장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혀 없다. 요소수만 수입한 요소에 증류수를 섞어 제조하고 있다.

# 일본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요소수 부족 사태가 없다. 그럴 이유가 있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7%, 일본 전체 수입의 92%를 차지하던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와 무관치 않다. 2010년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영토 분쟁이 시작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다. 당시 일본은 미국 유럽연합을 설득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중국의 제재가 ‘협정위반’이라는 판결을 끌어냈다. 이어 희토류 가격은 폭락했다.

이때 일본은 주요 수입 품목의 전략적 중요성을 절감했다. 희토류 수입처를 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했다. 주요 소재에 대해서도 자급 능력을 키웠다. 요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도 국내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0년 기준 암모니아 96만2,814톤 가운데 77%인 74만3,231톤을 자체 생산했다. 요수는 1억1,600만 달러를 수입했으나 수입 시장의 범위를 동남아, 중국, 중동으로 넓혔다.

# 결론. 수입선 다변화가 절실하다. 필요하나 생산이 힘들면 수입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공급망 체계로는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을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기준 수입품 1만2,586개 중 특정국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 3,941개에 이른다. 2019년 한일 무역 분쟁을 통해 수입품의 특정국 의존도의 위험성을 절감한 바도 있다. 지금으로서는 요소의 수입선 다변화와 요소수 국내 생산 확대가 방책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