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34주기 추도식이 19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조용히 열렸다.
재계에 따르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 이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도착해 참배한 뒤 약 1시간 40분 동안 머물며 고인을 기리고 오전 11시 30분께 자리를 떴다. 호암의 손자이자 현 삼성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으로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열린 올해 추도식은 그룹사 사장단 참배를 생략하는 등 규모가 줄어든 채 조촐하게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2018년에도 해외 출장 일정과 겹쳐 31주기 추도식에 불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추도식 후 삼성 계열사 사장단 오찬에서 "기업은 늘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말하기도 했다.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먼저 선영을 다녀갔다. 이들은 약 1시간가량 선영에 머물렀는데 홍라희 여사 등 삼성 오너가와 방문 시간이 잠시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은 이날 저녁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본인이 제주(祭主)로서 제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사에는 방역 상황을 고려해 이재현 회장과 자녀 등 직계가족만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호암의 막내딸인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 자녀들인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 신세계 총수 일가는 예년처럼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신세계그룹 사장단이 오후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은 1938년 청과물·건어물 수출업으로 창업한 '삼성상회'를 세웠고, 이는 삼성물산의 뿌리가 됐다. 이 회장이 1953년 설탕 사업으로 시작한 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가 됐다.
범삼성가는 과거에는 호암 추도식을 공동으로 열었지만, 삼성과 CJ의 상속 분쟁이 불거진 2012년부터는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로 추도식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