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실손보험료 인상하려는 손보사 '뻔뻔'..."자구노력 선행돼야"
틈만 나면 실손보험료 인상하려는 손보사 '뻔뻔'..."자구노력 선행돼야"
  • 박지훈 시민기자
  • 승인 2021.11.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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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자릿수 보험료 인상에도 3분기까지 손보업계 2조 손실
"손실 큰 초창기 상품에 보험료 더 부과해야 형평에 맞아"

[서울이코노미뉴스 박지훈 시민기자] 보험사들이 올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를 대폭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큰 손실이 예상된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현재 손보사의 일반실손보험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손실액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 중 사업관리·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발생손해액(보험금 지급액)'을 차감한 금액이다. 마이너스 값은 실손보험의 적자를 뜻한다.

지난 9월말까지 손해보험업계는 실손보험 가입자로부터 위험보험료 6조3576억원을 걷었으나, 보험금으로 8조3273억원을 지급했다.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위험손해율은 131.0%를 기록했다. 보험료 수입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31% 더 많은 '적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손보업계의 실손보험 손실예상액은 약 2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세 실손보험 계약에서 손보사의 점유율이 80% 수준임을 고려하면, 손보업계와 생명보험업계를 합친 전체 실손보험의 올해 적자는 3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위험손해율은 보장이 더 후한 옛 실손보험 상품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구(舊)실손보험의 올해 3분기까지 위험손해율은 무려 140.7%로 나타났다.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의 위험손해율은 그보다 낮은 128.6%에 달한다. '3세대' 신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의 경우 위험손해율이 2019년부터 100%를 초과했고, 올해 9월말 112.1%를 기록했다.

기존 실손보험이 모두 적자구조이지만, 그중에서도 초창기 상품이 대규모 적자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4월 1세대 상품에 대해 최고 21.2%의 보험료 인상률이 적용됐으나, 손해율은 전년 동기(141.7%)와 비슷한 수준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세대 실손 가입자는 낸 보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은 보험금을 받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지급이 많은 비급여 진료항목은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도수치료, 백내장수술용 조절성 인공수정체(다초점렌즈), 체외충격파치료 순으로 나타났다. 

백내장수술 다초점렌즈 비용을 보장하지 않는 3세대 상품에서는 1인실 입원료, 도수치료, 척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순으로 보험금 지급이 많았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경영상태가 더 악화하지 않으려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년에도 2·3세대 상품의 보험료가 두자릿수로 인상된다면, 3∼5년 주기의 갱신이 도래한 가입자는 50% 넘게 인상된 보험료 '폭탄'을 맞게 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대책은 고삐 풀린 비급여 진료비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훨씬 보험금을 많이 타간 1세대 가입자에게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이 그나마 형평성 논리에 맞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는 연례행사처럼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처사는 터무니없다고 강력 반대한다.  한 관계자는 "이는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보험사가 자구노력을 선행하고, 전체 영업수지로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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