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 3만6642㎡)를 5580억원에 사들이기로 한 데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24일 “시민 혈세로 재벌에 불로소득을 주는 계약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전날 송현동 부지를 시유지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강남구 삼성동 171-1번지 1만947.2㎡)를 맞교환하는 3자 매매·교환계약을 LH·대한항공과 체결한다고 밝혔다. LH가 대한항공에게서 송현동 부지를 5580억원에 사들여 이를 서울의료원 부지와 맞바꾸는 방식이다.
경실련 등 8개 시민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고 "대한항공이 2008년 이 땅을 사들인 매입가는 2900억원"이라면서 "서울시는 거의 2배에 이르는 5580억원이라는 터무니없이 높은 매매가로 송현동 부지를 재벌들이 막대한 시세 차액을 챙기는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송현동 부지의 2021년 공시지가는 약 3762억원으로, 공시지가로 매입해도 대한항공은 800억원의 시세 차액을 가져갈 수 있다"면서 "서울시가 재벌이 원하는 제값을 다 쳐주는 것은 시민 혈세로 재벌 불로소득을 보장해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5580억이라는 높은 매입가의 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적정한 가격의 3자 교환계약 체결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에 가칭 '이건희 기증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관광 거점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