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팀장 이모(45)씨의 회삿돈 1880억원 횡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잠적한 이 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씨가 횡령한 돈을 여러 계좌로 분산해 송금한 정황을 잡고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4일 "범인이 계좌에 자금을 남겨놨거나, 본인이 가지고 도주했거나 둘 중 하나"라면서 "계좌 추적과 범인 검거 두 방향으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달 30일 행적을 감췄다. 이 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는 이튿날인 31일 내려졌기 때문에 출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범행 자금이 거쳐 간 계좌를 확인하는 대로 계좌 동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횡령금이 복수의 계좌에서 여러 경로를 거쳐 빠져나간 정황이 확인되면서 자금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계좌에 퍼져있는 자금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면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18년 입사한 이 씨는 재무관리팀장으로 일하며 출금 내역과 자금수지, 잔액 증명서 등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해왔다. 회사 측은 이 씨의 단독 소행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권매매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거래소는 오는 24일 안으로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1만9856명이며 총 발행주식수(1428만5717주)의 절반이 넘는 793만9816주를 소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 3일 자금관리 직원이던 이씨를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달 31일 경찰에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횡령 추정 액수는 1880억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원의 91.81%에 달하는 규모다. 상장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 중 역대 최고액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이 씨가 지난해 10월 동진쎄미켐 주식 1430억원어치를 한 번에 사들였다가 11~12월에 처분한 1977년생 ‘파주 수퍼개미’와 동일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이름과 일부 신상 정보가 일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