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또 사고…정몽규 회장 등 책임 불가피할 듯
HDC현대산업개발 또 사고…정몽규 회장 등 책임 불가피할 듯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2.01.1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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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아파트 붕괴사고 6명 실종…안전 우려에 수색 중단...현산, 작년 광주 학동 철거 붕괴사고 때도 시공사
경찰-소방당국, 현장의 안전 우려에 수색 중단...7개월 만에 발생한 '재난급 사고'로 HDC현산에 비난 '봇물'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중인 고층아파트의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바로 직전에 발생한 참사...현대산업개발의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 받을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11일 오후 HDC현대산업개발(회장 정몽규)이 시공 중인 광주 서구 화정동 한 고층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현장의 시공사는 작년 6월 9일 발생한 광구 학동4구역 건물 붕괴 참사 현장과 같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6월 시공사로 참여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공사 중 무너진 노후건물 외벽이 버스정류장을 덮쳐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7개월 만에 재난급 사고가 재발한 만큼 두 사고의 당사자인 HDC현산은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7분께 광주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현장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사고 발생 후 작업자 3명이 자력 대피하고 3명이 구조됐지만, 6명은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들 6명은 외벽과 구조물이 붕괴한 동의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명 피해 외에 외벽 울타리 너머 주차 차량 10여대가 파손됐으며 정확한 피해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하거나 외벽 잔재물이 추가로 낙하할 위험이 있어 실종자 수색을 중단했다. 당국은 오는 12일 오전 안전점검을 한 뒤 구조 인력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조치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장의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라는 점이다. 광주에서는 지난해에도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버스를 덮치고 9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시공사 역시 현대산업개발이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사전에 붕괴 징후가 있었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이날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양쪽 외벽 등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당국은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갱폼·Gangform)이 무너지고 타워크레인 지지대(월타이·Wall Tie)가 손상되면서 붕괴 사고로 이어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풍이 불면서 타워크레인 지지대과 거푸집 등이 풍압을 견디지 못했거나, 하부에 타설해놓은 콘크리트의 강도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아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열풍 작업 등으로 강하게 굳히는 양생 작업을 한다. 하지만 공사 기간 단축을 이유로 콘크리트를 충분히 굳히면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화정아이파크는 2019년 5월 분양한 아파트로 지하 4층~지상 39층, 8개동,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 총 847가구 규모다. 현재 공사가 58% 진행돼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지만 사고 발생으로 인해 입주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작년 6월 9명이 숨진 광주 학동 4구역 건물 붕괴 때도 사고 전 주민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시공사가 현대산업개발이라는 것까지, 두 사고가 판박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작년 6월 9명이 숨진 광주 학동 4구역 건물 붕괴 때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HDC현산, 광주 참사 7개월 만에 신축 아파트 붕괴…정몽규 회장 '재발 방지 약속' 무색...전문가들, "건설사의 기본도 못 지킨 대형사고"

광주 학동 참사는 하도급업체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기는 했지만, 시공사의 책임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과 안전부장, 공무부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광주 학동 참사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위험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공사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그저 말에 불과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결국 시공을 맡은 공사 현장에서 7개월 만에 또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현대산업개발을 향하고 있다. 

이 사고 당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 나가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정 회장은 당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약속이 무색하게 7개월 만에 또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바로 전에 생긴 참사로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징역형도 부과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발생한 이날은 정부가 광주 재개발 현장 붕괴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한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날이어서 법안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광주 학동 참사는 전문철거업체로 인해 생긴 일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안을 할 수 있었다"면서도 "이번 사고는 전적으로 현산의 책임이다. 안전 지향이라는 건설사의 기본도 못 지킨 대형사고"라고 진단했다.

한 네티즌은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모든 아파트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두 번 연속 이런 사고를 내다니 회사를 신뢰하기 어렵다", "주택사업에서 손 떼라"는 등의 격한 반응도 나왔다.

한편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본부를 신속히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 경찰청은 이날 발생한 화정현대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경무관 김광남)을 본부장으로 시 경찰청을 중심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인근 순찰차를 현장에 긴급 출동시켜 초동조치했다. 이후 광주경찰청장과 서부서장의 지휘 아래 순찰차 22대와 교통경찰관·기동대·수사팀 등 229명을 현장에 투입해 인명구조와 2차 사고 예방을 지원하고 있다.

수사는 학동 붕괴 참사 당시 원인과 책임자 처벌 수사를 맡았던 강력범죄수사대가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CCTV 등을 확인해 사고 발생 경위를 우선 파악하고 있다. 향후 안전진단이 마무리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본부 등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붕괴 사고 발생 원인, 공사 현장 안전관리 상황 등 이번 사고와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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