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가 매입해 숨겨두었던 시가 681억원인 1㎏짜리 금괴 855개가 모두가 경찰에 압수됐다.
이로써 이 씨가 횡령한 2215억 원 가운데 이 씨가 반환한 335억 원을 제외한 1880억 원 중 금괴 851개, 75억 원 상당의 부동산 및 리조트 회원권 매입금, 252억 원이 담긴 계좌, 주식투자로 본 손실액 761억 원, 근저당 채무 상한에 쓰인 30억 원 등 대부분의 사용처가 확인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12일 경기 파주시에 있는 이씨 여동생 자택에서 행방이 파악되지 않았던 나머지 금괴 100개를 찾아내 압수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짜리 금괴 855개를 681억원에 매입했고, 전날까지 경찰은 이 가운데 755개를 압수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부친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은닉한 금괴의 소재를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씨는 금괴의 행방에 대해 “절반가량은 사측에 줬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허위로 드러난 것이다.
이 씨는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횡령금 1880억원으로 42개 종목에 주식 투자를 했다가 76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씨가 횡령금으로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로 원상복구가 어려워지자 주식을 매도해 금괴와 부동산 등을 사는데 쓴 것으로 보고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했다.
이 씨는 경기 파주시와 고양시 아파트, 제주도 고급 리조트 회원권 등 75억여원어치의 부동산을 가족 명의로 구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내와 처제 부부가 각각 증여받은 상가주택 건물 대출금과 이와 별도로 여동생이 원래부터 소유하던 상가주택 건물의 대출금 등 근저당이 설정된 30억원의 채무를 상환했다.
이 씨의 증권계좌에 남아 있던 시가 252억원 상당의 주식과 이 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현금 4억4000만원도 압수됐다.
경찰은 이날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재무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 씨와 함께 재무팀에서 근무했던 임직원 5명을 불러 조사했다. 일부 직원은 “이씨의 지시를 받고 ‘문서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오스템임플란트 회장도 필요하다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뿐 아니라 아내와 처제, 동생과 여동생 등 총 5명을 입건했고, 이 중 부인과 처제는 업무상 횡령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