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파업 45일째인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1∼3층을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원 200여명은 오전 11시 30분쯤 본사 건물 안으로 진입해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정문 셔터를 내리고 경찰 등의 진입을 막고 있다.
본사 진입 과정에서 유리문이 깨지는 기물이 파손되고 회사 직원이 부상을 당하는 등 일부 충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작년 12월28일부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CJ대한통운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파업을 계속해 왔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는 2만여명으로, 노조원은 2500명 정도다.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2시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업이 45일째 진행되고 있지만 CJ대한통운은 노조의 대화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파업 장기화의 원인은 CJ대한통운의 '노조 죽이기'에 있다"면서 "일련의 피해는 대화도, 검증 제안도 거부하고 노조를 거의 해체하는 수준으로 무조건 항복하라는 CJ대한통운 본사에 있다는 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오는 12일까지 본사 앞에서 규탄대회와 기자회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이와 관련해 "택배노조가 본사 건물에 난입해 로비와 일부 사무실을 불법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 기물이 파손되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즉각 퇴거와 책임자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자 모두에게 형사·민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비노조 택배연합은 성명을 내고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침입 및 점거를 강력 규탄하고 택배노조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한다"면서 "이번 노조의 결정으로 다른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일자리와 택배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