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大盜) 아닌 좀도둑...84세 조세형 17번 째 구속
대도(大盜) 아닌 좀도둑...84세 조세형 17번 째 구속
  • 오풍연
  • 승인 2022.02.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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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그는 대도(大盜)가 아니었다. 좀도둑이었다. 도벽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80을 훨씬 넘겼는 데도 또 다시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 결론은 구속. 사필귀정이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데 남의 집 담을 또 넘었다. 본능적이라고 할까.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딱 맞다. 조세형이 그랬다. 그의 나이 84세. 이제 들어갔으니 언제 나올 지도 모른다.

수원지법 김태형 판사(당직법관)는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 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공범 A씨는 조 씨와의 범행을 인정했으나 조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조씨는 공범 1명과 함께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소재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돌며 총 3차례에 걸쳐 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처인구 일대에서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공범을 먼저 검거한 데 이어 지난 17일 조씨를 붙잡았다.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용인동부경찰서를 나선 조씨는 "왜 범행을 저질렀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여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씨는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1200만원대 금품을 훔쳐 같은 해 6월 구속됐다.

이 범행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후 지난해 12월 출소했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가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미련을 못 버린 셈이다. 조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절도로 상류 사회의 사치스러움이 폭로됐으며, 조씨가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쓴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때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그랬던 사람이 좀도둑으로 전락했다. 그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하다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사는 듯 했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들었다. 조씨는 경비업체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완전히 손을 털지 못 했다.

50년 넘도록 절도 행각을 이어 온 조 씨가 구속된 건 이번이 17번 째다. 따라서 일말의 동정도 받지 못 하고 있다. 2000년에는 16살 연하의 여성과 결혼을 하는 등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듯 했다. 하지만 2000년 11월 신앙간증 차 방문한 일본에서 다시 절도행각을 벌이다 현지 경찰에게 검거돼 현지에서 절도죄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에게는 감방이 더 편한지도 모르겠다. 좀도둑의 말로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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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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