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어령 선생의 '동행자'론...친구는 꼭 있어야 한다
고(故) 이어령 선생의 '동행자'론...친구는 꼭 있어야 한다
  • 오풍연
  • 승인 2022.02.2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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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내게는 친구가 없다. 그래서 내 삶은 실패했다. 혼자서 나의 그림자만 보고 달려왔던 삶이다. 동행자 없이 숨 가쁘게 여기까지 달려왔다. 더러는 동행자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 경쟁자였다". 어제 별세한 이어령 선생이 한 말이다. 다 가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다. 선생에게도 마음 한 군데 허전한 구석이 있었다는 것. 친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가족 다음으로는 친구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는 사귀기 어렵다.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다. 선생이 말한 친구 역시 진정한 친구를 말할 게다. 나이를 들수록 더 절실한 게 친구다. 그냥 만나는 사람을 친구로 보기는 어렵다. 친구는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의 분신 같다고 할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아라. 그런 친구가 있는지.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그래서 가족을 소중하게 여긴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이다. 친구 역시 가족만큼 소중하다. 나는 사람 만나는 게 취미라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어령 선생이 말하는 친구가 있어 다행이다. 그것 역시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도 그 친구와 만나 점심을 같이 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만났는데 코로나가 터진 이후 자주 보지 못 했다. 두 세 달에 한 번 가량 만났던 것 같다.

무엇보다 친구는 마음이 통해야 한다. 그래야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러려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가족끼리도 오감이 있어야 한다. 둘만 가까워서는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없다. 어떻게 사는 지도 알아야 한다. 그런 관계까지 가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밖에서 만나 식사하고, 차 마시고, 술을 자주 마신다고 진정한 친구는 아니다. 그 이상을 알아야 한다.

나는 사람을 많이 만나고 아는 편이다. 그럼에도 진정한 친구는 초등학교 벗 1명을 꼽는다. 어제도 불광동 통나무집에서 그 친구를 만나 흑염소 수육을 먹으면서 2시간 정도 대화를 했다. 나이를 먹다보니 서로의 건강을 우선 걱정한다. 친구는 어제도 소고기 안심을 사왔다. 집에서 먹고 살좀 찌라고 했다. 내 건강까지 살펴주는 친구다. 몸에 좋다는 음식이 있으면 종종 사다준다. 건강이 최고라는 말을 하면서.

특히 잘난 사람,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친구가 없다. 얼마나 외롭겠는가.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이 가족 말고는 친구가 유일하다. 그래서 친구가 꼭 있어야 한다. 이어령 선생의 심정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어야 친구다. 실제로 그런 친구는 많지 않다. 선생의 가르침이 더욱 절실히 다가오는 이유다.

진정한 벗이 되려면 나부터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남이 벌려주기를 기다리면 늦다. 친구 사이에는 내 것, 네 것이 없어야 한다. 알아서 챙겨주는 사이가 되어야 진정한 벗이라고 할 수 있다. 참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도 친구를 생각하며 글을 쓴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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