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자 2명도 함께 입사 시켜…“독자경영 체제 중시 약속 어겨”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중흥그룹이 최근 인수를 완료한 대우건설에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친손자인 24살 정정길 씨를 전략기획팀 부장으로 입사시켜 주목받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씨는 정원주 중흥토건 부회장의 아들로 지난해 중흥건설 대리로 입사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증흥그룹의 대우건설 경영권 장악에 곁들여 3세 경영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를 비롯해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회사에 ‘20대 오너가 부장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아무리 오너일가라도 주요보직인 전략기획팀에 20대 부장이라니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정 씨가 고졸이라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개인 신상이라 고졸 출신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는 정 회장의 외손자들도 포함됐다. 정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헤럴드 부사장의 아들인 김이열씨와 김이준씨가 대우건설 사원으로 입사한 것이다.
주요 보직에 중흥 출신이나 친 중흥 성향 임직원들을 배치한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독자경영 체제를 중시하겠다던 당초 약속을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흥그룹은 지난 달 28일 대우건설의 기존 임원 90여명 중 절반가량을 퇴사 시키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퇴사자들 자리는 대우건설 내부 출신 30여명과 중흥 출신 10여명으로 채웠다.
대우건설 측은 “내부 출신이 대부분인 만큼 정상적인 세대교체”라고 밝혔다.
중흥그룹은 지난 달 28일 대우건설 주식 50.75%(총 2조670억원 규모)를 취득하며 인수합병(M&A) 작업을 완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가 결합하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4위, 점유율 3.99%로 5위 이하 경쟁사업자들과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다며 기업결합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