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후유증 조사 진행 중”…전문가, “후유증 검사 건강보험 적용해야”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200만명을 넘을 만큼 급증하면서 감염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숨 가쁨, 잔기침, 두통, 발열, 불면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흉통, 심근염, 건망증, 우울증, 후각 상실, 귀 울림 증상을 겪기도 한다. 심한 피로감에다 생리불순을 호소하는 여성도 많다.
자가 격리에서 벗어난 지 두 달 가까이 됐는데도 후유증이 계속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SNS 등 온라인에는 이와 관련한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확진 이후 미각이 사라졌다. 병원 처방에 따라 스테로이드제로 현재 치료 중”이라면서 “아이는 격리해제 후 일주일 만에 대상포진이 왔다”고 전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항생제와 기침약도 끊었는데 일주일째 계속 설사를 한다. 지사제를 먹어도 낫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8일 "확진된 이후 최소 2개월 이상 계속해서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의하고 있다"면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피로감, 숨 가쁨, 인지기능 장애, 우울이나 불안 같은 정신적인 증상 등"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우리나라도 인구 20% 이상이 감염됐기 때문에 확진 이후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조사·분석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여러 기관이 기저질환 없는 50대 미만 성인 등을 대상으로 후유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청장은 "확진자와 예방접종자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 모두 등록되기 때문에 이런 정보와 건강보험의 진료·수진 정보를 연계해 일정 기간 후 어떤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생기는지를 조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 후 후유증이 3개월 안에 발생해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는 증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코로나19 완치자 47명을 대상으로 후유증에 대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완치 후 후유증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87.2%로 나타났다.
후유증 중으로는 피로감이 57.4%로 가장 많았고 운동 시 호흡곤란 40.4%, 탈모 38.3%, 가래 21.3% 순이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시 0.2~2% 정도의 대뇌피질이 축소하면서 후각, 인지기능 등에 손상이 생겨 경증 환자들도 기억력이 떨어지고 냄새를 못 맡는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빨리 치료했다면 이런 증상들이 적을 것이지만, 현재 진료 체계로는 어렵고 환자들은 각자도생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장에서 느끼기엔 치료제도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알려서 인지를 시키고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특히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검사비 등은 건강보험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