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천심...윤석열 새 정부, 정책은 국민의 마음을 담아야
민심이 천심...윤석열 새 정부, 정책은 국민의 마음을 담아야
  • 권의종
  • 승인 2022.03.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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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주인은 바로 국민...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정서에 깊숙이 파고들어 민심을 온전히 담아내야

[권의종 칼럼] 예전에는 지하철에 잡상인이 참 많았다. 올드팝송이 수록된 CD를 파는 행상도 이따금 눈에 띄었다. 수레에 부착된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멜로디는 나이 지긋한 중장년의 아련한 향수를 소환하기 충분했다. 으레 한두 명은 쌈짓돈을 꺼내 CD를 사들곤 했다. 불법 단속을 피하려 얼른 물건을 건네고 다음 역에서 서둘러 내리는 상인의 신출귀몰이 마음 짠했다. 

그때마다 생기는 의문점 하나. CD를 파는 행상이 왜 십중팔구 특정한 노래만 들려주는지. 궁금했다. 해당 노래는 로보(Lobo)가 1972년 발표한 2번째 스튜디오 앨범 <Of A Simple Man>에 수록된 곡, ‘I'd Love You To Want Me’. 한국인이 좋아하는 올드팝송 베스트에 빠질 수 없긴 하나, 하고많은 곡 중에서 하필 이 노래일까. 알고 싶었다.

남녀가 사랑하는 사이지만, 사회적 지위나 조건이 달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포기하고, 본인한테 오라고 말하는 특이한 노랫말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가사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 곡의 도입부를 듣자마자 '아~ 이 노래'하며 ‘심쿵’한다. 갑자기 마음이 들떠온다. 음악전문가는 역시 다르다. 이 노래가 주는 서정적 분위기와 감미로운 선율이 한국인의 정서와 부합되기 때문일 거라는 나름 그럴싸한 평을 내린다. 

로키산맥에 사는 은빛 늑대라는 뜻의 로보. 본명은 로널드 켄트 레보아(Ronald Kent LaVoie). 1943년 미국 태생으로 올해로 79세를 맞고 있다. 1960년대에 The Rumours 라는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시작, 1971년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How Can I Tell Her’, 두 번째 곡도 히트곡 중 하나다. ‘Don't Expect Me To Be Your Friend’는 로보 자신의 경험에 의한 가사였을까. 그의 많은 곡이 사랑에 관한 것이다. 

로보의 노래가 한국에서 크게 유행한 이유...한국인 정서에 부합하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평

한국 정서와 통해서인지. 로보의 노래는 1970년대 국내 가수에 의해 우리말로 개사 되어 불렸다. ‘Stony’는 김세환이, ‘We'll Be One By Two Today’는 이성애가 ‘나를 믿어주세요’, 이용복이 ‘우리 함께’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노래했다. 1996년 그가 내한했을 때 “내 노래가 한국에서 그렇게 인기를 끌었는지 전혀 몰랐다”라며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노래는 자신의 본국 무대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유명세를 누린 셈이다. 

한국인의 대표적 정서 가운데 하나로 특징되는 서정성(抒情性). 사전적 의미로는 ‘정서를 표현하는 행위’, 또는 ‘정서를 담고 있는 것’을 뜻한다. 이를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하면 국민 정서를 파고들어 마음을 사로잡는 행동으로 풀이될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가려운 데가 어딘지를 살펴 그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 정치가 갖춰야 할 덕목이자 추구해야 할 소명임을 시사한다. 

정치는 국민과 겉돌곤 한다. 청와대 개방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논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옮기고 취임식이 열리는 5월 10일 청와대를 완전히 개방할 것을 천명했다. 해방 이후 일본 총독 관저에 경무대란 이름으로 자리 잡은 지 74년 만에 국민에게 출입이 허용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달갑잖게 여겼다. 청와대 개방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집무실의 졸속 이전은 찬성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전 비용이 허술하게 추산됐고, 갑작스러운 이전으로 안보 공백과 위기 발생이 우려되며, 주민 재산권 침해, 교통 체증, 집회·시위로 인한 혼잡에 대한 무대책을 지적했다. 이에 당선인 측은 취임 후 통의동 집무실을 사용해도 청와대 개방만큼은 약속대로 추진을 강행할 것을 밝혔다. 강 대 강 대치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대선 후 19일 만의 회동에서 물꼬가 트였다.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라며 문 대통령이 한 발짝 물러섰다. 

청와대 개방과 집무실 이전...국민 정서를 헤아린 순수한 뜻으로 이해하면 문제 될 게 없어

어찌 보면 애당초 문제가 될 게 없는 일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개방을 국민 정서를 헤아린 취지로 받아들였다면 이토록 일이 꼬이지 않았을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을 벗고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순수함을 믿어주면 그만이었다.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과거 정부들도 이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한 난제였기 때문이다. 이와 경중은 다를 수 있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3년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를 국민에게 개방해 큰 호평을 받았다. 

당선인 측이 다 잘했다는 건 아니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5월 10일로 꼭 못 박아 청와대를 개방하려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 시일이 촉박하고 국내외 제반 상황도 좋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연거푸 쏴대는 비상시국이다. 또 임기 마지막 날까지 집무를 하고 이튿날 청와대를 떠나는 문 대통령을 지나치게 다그친 면이 없지 않다. 청와대 개방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해도 늦지 않을 일이다. 꽃피는 봄날만 날인가. 

이 모든 게 국민 정서를 외면하는 한 데서 오는 결과다. 묘한 것이 권력은 오만을 부른다. ‘나만 옳다’는 독단이 독버섯처럼 고개를 든다. 자기 방식의 일 추진을 고집하게 한다. 국민과는 자연 멀어지면서 민심을 거스르는 정책이 나온다. 갈등을 키우고 적을 키운다. 비극의 씨앗이 된다.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결과를 두고도 “몇 대 몇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며 일축하는 일이 생긴다. 

관계에서 상대 의중을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늘 그리고 잘 살펴야 한다. 정치 행위나 정책 방향도 마찬가지. 기본적으로 국민 정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평소 입버릇처럼 말해온 대로 나라의 주인,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 국민 정서에 깊숙이 파고들어 민심을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 곡 발표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심금을 울려대는 로보의 노래처럼.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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