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참여연대는 30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주주총회에서 대형 사고 책임이 있는 이사진들을 대거 연임시킨 데 대해 "혁신 의지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적당히 총수일가와 임원의 책임은 덜어주고 품질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다는 시늉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권인소 사외이사 등 기존 임원들을 대부분 연임시켰다.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 투자회사 APG가 제안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을 정관에 신설하는 안건도 부결시켰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주총을 앞두고 부실공사를 방지하도록 회사 시스템을 혁신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참사의 원인 조사와 임원에 대한 징계 등 책임을 묻는 노력을 했는지 설명해 달라는 주주의 요구가 있었으나, 현산은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원인 조사와 임원징계를 하지 않았다는 답변만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이사들에 대한 선임 안건 반대 의견에 대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입장만 고수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현산은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이 시기상조이며 일부 주주들에게 남용될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주총 시작에 앞서 임원진들이 환골탈태의 노력을 약속했음에도 그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또 "현대산업개발의 쇄신안과 혁신 의지가 향후 또 다시 발생할 참사를 막기에 충분하다고 볼지 의문"이라면서 "성역 없는 쇄신을 통해 안전과 신뢰에 사활을 거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