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귀거래사 "한은,성장 지키면서 물가 잡는 묘책 필요"
이주열 귀거래사 "한은,성장 지키면서 물가 잡는 묘책 필요"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03.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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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역할에 대해서도 깊이 논의해야"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31일 한국은행을 떠난 이주열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가 갈수록 더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성장을 지키면서도 금융안정과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임사에서 "임기중 대부분은 기존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많이 다른, 매우 익숙지 않은 거시경제 환경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았나 싶다"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통화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때를 언급했다.

그는 "좀처럼 풀리지 않은 이런 수수께끼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더 복잡하고 난해한 고차방정식이 돼버렸다"면서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불균형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나면서 안정적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8년동안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크라이나 사태 등 격랑의 소용돌이를 지나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경제예측이 어긋나고 정책일관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에 시달리는데, 이는 높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도 최근 가속하는 디지털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취지를 전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화 가속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아직 알 수 없는 뉴노멀(새로운 정상)에의 적응은 중앙은행도 피할 수 없는 도전과제"라면서 "경제는 사회의 구조변화와 기술발전에 따라 진화하는 일종의 생태환경이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정책목표를 기존 두가지(물가안정·금융안정)에 '고용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여러 사회문제 해결에 경제적 처방을 동원하고자 하면 할수록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와 의존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구조나 제반환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게 되면, 중앙은행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앞으로 역할을 어떻게 정립해 나갈 것인지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부경영에 대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두가지 과제에 역점을 뒀다면서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미흡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다. 조직개혁에는 꾸준함도 필요하다"면서 "직원들이 2년간의 노력끝에 조직 혁신방안의 밑그림을 그렸는데, 어떻게 실행해 나갈지는 이제 새 총재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 총재의 풍부한 경륜이 (직원) 여러분들의 열정과 결합하여 한국은행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길 기대한다"는 말을 건넸다.

이어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세인의 이목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지난 43년을 함께 한, 제 삶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한국은행에서의 매 순간과 총재로서의 지난 8년은 한시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재는 원주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7년 한은에 입행해 조사국장과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 주요보직을 두루 거쳐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돼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연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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