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쪼개기 후원’ 박종욱 대표 자진 사퇴…“구현모 대표는?
KT ‘쪼개기 후원’ 박종욱 대표 자진 사퇴…“구현모 대표는?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2.03.31 17:08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연금 등 박 대표 연임 반대…“美 SEC의 과태료·추징금 책임 물어”
구 대표, “회사에 나쁜 영향 끼쳐…최고 경영자로서 늘 죄송하게 생각”
KT 구현모 대표가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3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있던 박종욱 KT 각자대표가 주총에 앞서 자진사퇴했다. 

KT는 박 대표의 사퇴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전날 박 대표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쪼개기 후원’ 사건 등에 연루된 박 대표가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주주권익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KT는 구현모, 박종욱 각자 대표 체제에서 다시 구현모 단독 대표 체제가 됐다. 

박 대표는 지난 1월 27일 각자 대표로 선임된 2개월 남짓 만에 퇴진했다. KT는 당시 박 대표 선임 이유에 대해 "안전보건 분야의 독립적이고 전문화된 경영체계 마련을 위해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었다.
 
박종욱 대표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 기소돼 지난 1월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KT의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이에 KT는 과태료 350만달러와 추징금 280만달러 납부에 합의하기도 했다.

31일 주총을 앞두고 자진사퇴한 박종욱 KT 각자대표.

KT 주주총회를 앞두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KT 새노조,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참여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노동시민단체들은 박 대표의 연임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이들 단체는 지난 28일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표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 대표의 연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이석채 사장 이후 일련의 경영비리 전반에 대해 KT 새노조와 시민단체들이 검찰에 고발하고 국민연금에도 주주행동을 요청했지만 KT 경영진은 외면했고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으며 국민연금도 침묵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데도 경영비리와 관련된 임원 중 그 누구도 책임을 진 바가 없으며 오히려 구현모는 사장이 되고 또 다른 관련자인 박종욱은 대표가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자진사퇴했지만 ‘쪼개기 후원’에 연루된 구현모 KT 대표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저 역시 회사 평판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최고 경영자로서 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과거 준법 경영에 소홀했던 결과”라면서 “2018년부터 재발 방지와 사전 예방을 위해 사내 규정 및 내부통제 절차를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은 SEC로부터 거액의 과징금과 추징금을 부과받은 점을 신랄하게 지적하며 대책을 추궁, 구 대표를 곤혹스럽게 했다.

주주들의 고함이 잇따르면서 발언이나 진행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구 대표는 "2009년부터 상품권 구매 등 제 3자 지급건에 대한 내부 회계 관리 기준을 갖추고 있지 않아 회계 규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에 대해 당사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SEC 조사에 합의했다"면서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관련 비용이 증가하고 제재가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설치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회사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출은 검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2020년 3월 30일 KT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현재 임기가 1년 남은 상태다. 

한편 이날 주총은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사내이사에는 KT그룹의 지속성장 기반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윤경림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