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시판 중인 슬리퍼와 마우스패드, 라켓 손잡이 등이 납 등 유해물질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인체와 접촉 빈도가 높은 합성수지 및 합성가죽 소재 79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제품에서 납·카드뮴·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합성수지 슬리퍼 등 일부 제품에서는 안전기준을 최대 445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기준보다 11.5배 초과한 납이 검출됐다.
어린이용 합성수지 슬리퍼에서는 5개 중 2개(40.0%) 제품에서 어린이 제품 공통안전기준을 최대 373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10.7배 초과하는 납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간·신장 등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남성 정자 수 감소, 여성 불임 등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 물질이다.
납은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하, 식욕부진, 빈혈, 근육 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기타 유해물질도 검출됐다.
성인용 슬리퍼 15개 제품 중 1개 제품(6.6%)에서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 2개 제품(13.3%)에서는 단쇄염화파라핀이 검출됐다.
또 성인용 합성가죽 슬리퍼 10개 제품 중 1개 제품(10.0%)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4개 제품(40.0%)에서는 단쇄염화파라핀이 검출됐다.
단쇄염화파라핀은 자연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면역체계 교란,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유발하는 물질로,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인체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마우스패드와 라켓 손잡이 등 합성수지 제품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소비자원은 이들 49개 제품을 대상으로 합성수지 제품 안전기준을 준용해 유해물질을 시험한 결과, 21개(42.9%)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최대 32.957%, 카드뮴은 최대 1601mg/kg, 납은 최대 1077mg/kg 검출됐다고 전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업자에게 제품의 안전 수준 개선을 권고했다. 관계 부처에는 ▲합성수지 슬리퍼의 안전 및 표시사항 관리·감독 강화 ▲가죽제품 및 합성수지제품의 안전기준 개선 검토 등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