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서육남'-'서오남' 현상과 미래 한국의 균형발전
새 정부의 '서육남'-'서오남' 현상과 미래 한국의 균형발전
  • 정세용
  • 승인 2022.04.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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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용 칼럼] 서오남과 서육남.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나온 신조어다. '서오남'은 서울대 출신 50대 남자를 요약한 단어다. '서육남'은 서울대 출신 60대 남자의 줄임말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서울대 법대 출신인 탓일까. 대통령직 인수위가 서울대 출신 50대 남자 위주로 짜여졌고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 중 과반수가 서울대 출신 60대 남자로 구성됐다.

인수위원 24명 중 서울대 출신이 13명으로 절반이 넘는 압도적 비율이다. 윤 당선인 뿐 아니라 안철수 인수위원장(의대) 권영세 부위원장(법대) 원희룡 기획위원장(법대) 등 인수위 ‘빅 스리’ 역시 서울대 출신 남자이다.

인수위에 서울대 출신이 대거 포진함에 따라 새 내각은 야당 인사와 여성 그리고 2030등 청년층 등이 포함된 통합내각이기를 국민 다수가 바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 또한 무너졌다. 국무총리와 장관 등 1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명이 서울대 출신이었다. 이 중 5명이 윤 당선인이 졸업한 법대 출신이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윤덕수 총리를 비롯해 외무(박진) 법무(한동훈)통일(통일)국토(원희룡) 등 요직 장관은 서울대 출신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김대기 씨도 서울대 상대 출신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인수위와 내각에 참신성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오직 실력과 인품을 보고 인선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과연 서울대가 가장 우수한 인재를 배출한 대학인가. 물론 고교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대로 진학하는 것이 사실이다. 의사직이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서울지역의 의대는 물론 지방의 의대도 서울대의 의대를 제외한 다른 학과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진학한다. 그러나 단과대학이나 학과 별로 보면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이 서울대를 선택한다.

이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가장 큰 소망 중의 하나가 자녀가 서울대에 입학하는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과거 부산대나 경북대 전남대 등 지방 국립대도 우수 학생이 많이 진학했으나 서울 집중 현상에 따라 서울에 있는 모든 대학을 ‘서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녀를 서울대에 진학시키는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는 탓일까. 시중에는 이런 말도 나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라 돈과 권력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나 고관대작이나 재벌인사도 자녀를 서울대에 뒷문 입학시키는 것은 불가하다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석씨가 서울대 법대에 편입학했다가 학생들의 반대 시위로 자퇴한 뒤로 ‘불법’이나 ‘위법’ 입학은 한 건도 없었다는 것.

시중에는 이런 말도 나돈다. 삼성 이병철 회장과 현대 정주영 회장은 평생의 라이벌로 업계에서 선두경쟁을 벌였다. 삼성 이 회장은 기업 측면에서는 정 회장보다 앞섰으나 정 회장이 자녀 자랑을 하면 속을 애태웠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이 이 회장을 만났을 때 우리 아들(정몽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고 자랑했는데 이 회장 자녀 중 서울대 졸업생은 없었던 것.

이병철 회장은 말년에 손자(이재용)가 서울대 인문대에 입학하면서 평생 소원을 이뤘다며 기뻐했다는 것이 삼성 비서실의 전언이다. 손자의 서울대 입학에 감격해 이 회장은 서울대에 호암관을 지어 헌납했다고 서울대 관계자는 전한다.

그렇다. 가장 고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서울대에 진학하고 서울대 졸업생이 사회에 진출해 한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아마 가장 많은 장관을 배출한 대학도 서울대이고 가장 많은 대학 교수와 과학자를 배출한 대학도 서울대일 것이다. 4.19혁명 등에 적극 가담하는 등 한국 민주화에 서울대는 크게 기여했다. 국회의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도 서울대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서울 집중 현상과 서울대 선호 현상에 따라 서울 지역 대학을 ‘인서울’이라 하고 지방대의 경우 ‘지잡대’라고 폄하하는 현상에 비춰 서울대 선호와 교육의 서울 집중 현상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이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국토균형발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 국립대를 서울대로 만들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주장도 나온다.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 지방 국립대에 집중 투자해 서울 지역 명문대를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 프랑스 파리대학처럼 서울1대학-서울9대학으로 육성하자는 것. 서울대가 반대할 경우 한국1대학-한국9대학으로 육성하자는 것.

지난 대통령 선거 시절 각 후보들은 국가 균형발전 각종 전략을 내놓았다. 공기업과 은행의 지방 이전을 공약하고 기업의 지방 이탈 방지 대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의 균형발전을 제시하는 후보는 없었다. 윤석열 당선인도 교육의 균형발전을 위한 획기적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윤 당선인이 서울대 출신으로 오히려 서울대 발전을 위한 대책을 강구한다는 소식도 있다. 서울대 출신을 중용하는 그의 행태로 미루어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획기적 교육 대책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위 인사들은 전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지방대 육성 대책이 없으면 반쪽 균형발전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서오남과 서육남 현상은 계속될 것인가. 

필자 소개

정세용(seyong1528@naver.com)

- 서울이코노미뉴스 주필

-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정치부 차장

- 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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