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문 내야 남향집' 동문건설 창업주 경재용 회장 별세
'동쪽문 내야 남향집' 동문건설 창업주 경재용 회장 별세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2.04.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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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까지 경영일선…뚝심으로 외환·금융위기 정면돌파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업계에 따르면 1952년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40여년 동안 주택 건설 외길을 걸어온 건설업계의 산증인이다.

홍익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80년 상신전기건설공사를 설립한 데 이어 이듬해 동문건설의 전신인 석우주택으로 주택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1984년에는 사명을 현재의 동문건설로 바꾸고 올해까지 총 41년간 회장직을 수행했다. 사명은 동쪽으로 문을 내야 남향집이 된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동문건설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출과 연대보증을 선 시행사의 도산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경 회장은 원가절감 방안을 고심하다가 업계 처음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마이너스 옵션제는 사업시행자가 신축아파트의 골조공사와 미장 마감공사까지만 하고, 인테리어 등 실내 마감공사는 입주자가 개별 취향에 맞게 직접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옵션을 빼거나 추가하고, 층·향별 가격 차별화로 분양가 거품을 빼면서 분양은 완전판매(완판)로 이어졌다.

동문건설은 이를 발판삼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2000년 '동문 굿모닝힐'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활발한 주택사업을 펼치던 동문건설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또다시 난관에 부닥쳤다. 숱한 주택 전문업체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동문건설도 2009년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인은 이례적으로 1000억원에 가까운 사재를 출연해 위기를 돌파했고, 2019년 자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첫 건설사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에 발맞추고 전국구 아파트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새 아파트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출시하는 등 브랜드 강화에도 힘썼다.

고인은 주택건설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과 2008년에 각각 동탑산업훈장과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5년 한국주택협회 이사, 2012년 협회 회원 부회장, 2016년 주택협회 회장 직무대행을 맡는 등 건설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옥분씨와 장남 경우선(맥킨지앤컴퍼니 파트너)씨, 장녀 경주선(동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씨, 며느리 김소연(경희대 국제학과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차분히 장례를 치르고 조의금도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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