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값 줄인상(하) 롯데칠성, '처음처럼' 인상논리-근거 모두 '엉터리'
'소맥'값 줄인상(하) 롯데칠성, '처음처럼' 인상논리-근거 모두 '엉터리'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2.04.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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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자재 중 가장 비중 큰 주정 매입액과 단가 줄고, 소주병값 큰 폭 하락에도 인상 강행...소주의 다른 원부자재 내역은 전체 술 원부자재 속에 숨겨. 원가 공개기피...전체 매출원가율과 매출 중 원재료비 비중 등도 하락추세..."국민술 값 인상은 신중해야"

소비자단체,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이 올들어 지난 2월말부터 소주와 맥주값을 잇따라 올리는 양태는 거의 담합수준"..."1위 업체가 앞장서고 시차를 두고 따라 올리면서 인상율도 7%대로 비슷" "공정위가 이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제대로 조사는 하고 있는지 궁금할 뿐"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지난 2월말 하이트진로가 참이슬과 진로소주 등의 평균 출고가를 7.9% 인상하자, 3월들어 맥주 1위 업체 오비맥주도 맥주출고가를 평균 7.7% 올렸다. 뒤이어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처음처럼’과 청하 등의 출고가를 평균 7%, 하이트진로가 테라 등의 맥주 출고가를 또 평균 7.7% 각각 인상했다. 술 매출 3위 업체 롯데칠성도 덩달아 인상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소주 ‘처음처럼’의 원재료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정이다. 롯데칠성은 100% 국산인 주정을 다른 소주업체들처럼 대한주정판매에서 작년에 607억원 매입했다고 사업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2019년 주정매입액은 810억원, 2020년은 628억원이었으니 주정매입액은 계속 줄고있는 셈이다.

소주 ‘처음처럼’의 매출액이 19년 3,536억원에서 20년 2,903억원, 21년 2,841억원으로 계속 준 영향이 크지만 주정매입단가도 별로 오르지 않은 탓이다. 작년 평균 주정매입단가는 1,596원으로, 20년 1,593.3원 대비 0.1%, 코로나사태 전인 19년의 1,590.9원대비 0.15% 밖에 각각 오르지 않았다. 국내원료로 국내에서 생산된 것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다른 경쟁업체들이 소주나 맥주병 값과 포장재 매입액 등 다른 원부자재 매입액과 매입단가를 상세히 밝히는 것과 달리 롯데칠성은 주정 매입액과 단가만 공시할뿐 소주병값과 포장재 매입액, 단가 등을 따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롯데다운 원가 숨기기다. 

롯데칠성이 생산하는 술들은 소주 ‘처음처럼’ 말고도 맥주 ‘클라우드’, 위탁생산한 수제맥주들 , 와인, ‘청하’ ‘백화수복’ 등의 청주, 국산양주, ‘레몬진’ 등 기타 술들까지 종류가 많다. 이중 소주와 맥주의 비중이 가장 크기는 하지만 주정을 제외한 다른 원재료나 포장재의 술 종류별 매입액과 단가를 공개하지 않으니 소주의 원가는 전체 매입액을 통해 유추할 수 밖에 없다.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원재료 및 포장재 등 원부자재 매입액 합계는 작년 1.998억원으로, 20년 1,716억원, 19년 1,994억원 등보다 약간 늘긴 늘었다. 주류부문 별도 매출 합계는 21년 6,718억원, 20년 6,092억원, 19년 6,992억원이었다.

롯데칠성의 소주제품 ‘처음처럼’ 원가구조(별도기준 억원 %)

 

2021년

2020년

2019년

‘처음처럼’ 매출액(억원)

2,841

2,903

3,536

‘처음처럼’원료인 주정매입액(억원)

607

628

810

주정평균매입단가(원)

1,596.0

1,593.3

1,590.9

매출액대비 주정매입액 비율(%)

21.3

21.6

22.9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매출대비 원재료 및 포장재 매입액 비율은 21년 29.7%, 20년 28.1%, 19년 28.5%로 역시 오르긴 올랐다. 이를 소주값 인상 근거로 삼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소주의 원재료 및 포장재매입액을 정확히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인상근거로 삼을수는 없다.

소주 원자재중 가장 큰 비중이 큰 주정이 ‘처음처럼’ 소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21.3%, 20년 21.6%, 19년 22.9%로 오히려 계속 줄고 있다. 그 다음 원자재들 가운데 소주 공병 의 경우 하이트진로산업이 하이트진로에 납품하는 소주병 360㎖의 작년 평균납품가격은 병당 155원으로, 20년 155원과 똑같았다.

롯데칠성 사업보고서에서도 작년 주류용기의 개당 평균 매입가격은 133.0원, 20년 140.3원, 19년 183.8원, 18년 188.1원, 17년 202.9원이었다. 계속 하락추세다. 20년대비 5.2% 하락한 가격이고, 코로나 전인 19년 대비로는 무려 27.6% 하락했다. 물론 이 주류용기는 소주병 뿐 아니라 다른 술병들도 포함한 것이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주병값도 내렸으면 내렸지 적어도 오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뚜렷한 증거다.

롯데칠성 대전공장 전경

롯데칠성측은 주류용기값이 이렇게 큰폭으로 하락한 이유로, PET 용기 자가생산 설비 도입에 따른 단가 하락이라고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에서 주로 납품받았는데, 술병 생산시설을 롯데알미늄에서 사 와 자체 설치한 이후 이렇게 술병 단가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롯데계열사들의 거래납품구조가 그동안 문제가 많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밖에 소주의 다른 원자재로 술병에 붙이는 포장재 등이 있지만 워낙 비중이 작고, 또 작년에 크게 올랐다는 증거도 없다. 소주 원부자재값이 너무 올라 할수 없이 ‘처음처럼’ 출고가도 올린다는 논리는 어디를 보아도 맞지않는 얘기인 것이다.

롯데칠성은 오비맥주와 달리 아직 맥주 ‘클라우드’ 출고가는 올리지 않고 있다. 맥주의 경우 원부자재값이 작년에 많이 올랐다는 증거는 소주보다 더 없다.

롯데칠성음료의 매출액대비 매출원가 비중인 매출원가율도 21년 58%, 20년 59%, 19년 58.9% 등으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제조원가 자체가 줄고있는 것이다. 전체 비용 가운데 원재료 및 상품매입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21년 45.6%, 20년 43.5%, 19년 46.1% 등으로, 코로나사태 전인 19년보다 떨어졌다.

롯데칠성음료의 주요 지표들(별도기준 억원 %)

 

2021년

2020년

2019년

매출원가율(%)

58

59

58.9

매출에서 원재료 및 상품매입액이 차지하는 비율(%)

45.6

43.5

46.1

영업이익율(%)

7.44

4.49

4.64

당기순이익(억원)

1,226

-163(적자)

-1,122(적자)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영업이익률은 21년 7.44%, 20년 4.49%, 19년 4.64%로, 오히려 높아졌다. 원자재값이 올라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작년 당기순익도 1,226억원으로, 20년의 -163억원, 19년의 -1,122억원등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칠성측이 작년보다 올 1분기 우크라나이 사태 등에 따른 국제 원부자재값 인상을 이유로 들 수는 있다. 하지만 소주 원부자재에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원부자재가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단 2개월 변동치를 갖고 소주값을 덜컹 올린다는건 몰염치한 짓이라는 지적이 많다.

부자들과 관련이 많은 사치품이 아닌, 일반 국민들이 먹고 사는 기본 의식주 관련 제품들은 가격인상에 극히 신중을 기해야한다. 전체 물가에 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소주나 맥주는 '국민 술'이라고 부른다. 돈 없는 서민들이나 청년들의 애환을 비교적 적은 돈으로 달래주는데 더없이 효용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소주나 라면 등은 아무리 불경기여도 기본적인 매출과 이익은 보장되는 품목들이다. 그래서 가격인상에 더 신중해야 한다. 벌써 ‘소맥 1만원 시대’라는 한탄소리가 자주 들린다.

소주나 라면값 등은 과거 정부 물가당국의 최우선 중점관리 대상이었다. 그러나 정권교체기라 그런지 이번 소주값 연쇄 인상에는 물가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소주업체들이 교묘히 정권교체기만 골라 가격을 올리는 모습도 보인다.

소비자단체에서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이 올들어 지난 2월말부터 소주와 맥주값을 잇따라 올리는 양태는 거의 담합수준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1위 업체가 앞장서고 시차를 두고 따라 올리면서 인상율도 7%대로 비슷하다"면서 "공정위가 이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제대로 조사는 하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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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q8995 2022-05-04 14:38:25
그러면소주값내리면정상인가?

먼소리 2022-04-23 14:43:33
모든게 다오른다 기자선생 인건비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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