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미룰 수 없는 대학의 위기...‘두번째 분단’이라는 말까지 나와
더 미룰 수 없는 대학의 위기...‘두번째 분단’이라는 말까지 나와
  • 정세용
  • 승인 2022.05.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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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자리, 성남시 판교 중심으로 그 북쪽의 서울 등에서 만들어져...지방대생들 취업 힘들어

한국 명문대학은 세계적 대학으로 키우고 부실대학은 평생교육기관-연수기관으로 전환해야

[정세용 칼럼] ‘두번째 분단’이라는 말이 있다 한다. 디지털 시대에 따라 새 일자리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를 중심으로 그 북쪽의 서울 등에서 만들어진다. 이에 지역 대학 학생들은 취업하기가 힘들어졌다. 우수 학생의 서울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결국 지역의 많은 사립대학이 학생을 못채워 폐교의 위기에 처하는 등 지역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물론 대학의 위기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실로 우리나라의 저출산(2021년 합계 출산율 0.84)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이다. 저출산 현상이 계속될 경우 다수의 지역대학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 견해이다.

지역간 불균형 또한 심해 전체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됐다.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의 절반(50.3%, 2021년)을 넘어섰다. 특히 수도권 인구 집중은 청년층의 비수도권 이탈을 심화, 지방 대학은 물론 지방 소멸을 초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그렇다. 대학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인구감소로 대학 취학 적령기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봄에 꽃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학 진학생의 서울선호에 따라 지방대학이 존폐위기에 몰리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명문대학이라 불리던 부산대와 경북대, 그리고 전남대 등 지방 국립대에서도 일부학과가 미달로 추가모집을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지방 국립대도 어렵지만 대다수의 지방 사립대의 경우 추가모집도 어려워지면서 몇년 안에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그동안 중국 등 외국학생들을 정원 외로 뽑아 겨우 재정을 메꿔왔는데 코로나로 이마저 힘들어지면서 다수의 지방 사립대가 재정위기로 존폐위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과 수도권 대학들도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학자가 많다. 대학의 미충원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 2024학년도에는 12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가 부러워할만큼 빠른 시간 안에 산업화를 이룬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박정희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들은 유교문화에서 유래한 근면 협동정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부모들의 교육열이 대한민국을 발전시켰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들은 먹고 입지 못하더라도 자녀들은 대학에 보내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대학은 4.19혁명 등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대학은 민주화의 산실이었으며 대학을 나온 그들은 해외와 국내현장에서 발로 뛰며 우리나라를 성장시켰다.

그러나 저출산 영향으로 대학은 자칫 한국사회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처지가 됐다. 대학이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저출산으로 지방대학 등이 학생 감소로 황폐화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이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곧 수도권 이외 지역의 위기로 귀결된다. 대학의 폐교는 지역사회의 낙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북 남원의 경우 2018년 서남대학교가 폐교하면서 83,016명이던 인구가 2020년 80,257명으로 줄었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방 경제를 침체시키면서 지방 소멸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대학의 위기는 정부가 불러온 면도 있다.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 기준에 미달할 경우 과감히 퇴출시켜 대학의 질을 높여야 하는데 부실대학에도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아 무능 교육부 소리를 들어왔다. 오죽 답답했으면 일부 학자들은 교육부 폐지론을 줄기차게 제기해왔을까.

부실대학 정원 축소와 폐지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코로나 위기로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이 그 지방의 중심으로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했다 할지라도 부실이 판명됐을 경우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

저출산 심화에 코로나 위기로 정말 대학은 위기다. 엄청난 재원을 쏟아부어도 저출산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대학개혁을 미룰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기업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일류대학은 세계적 대학이라고 말할만큼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획기적 대학개혁으로 한국 명문대학은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키우고 부실대학의 경우 평생교육기관이나 연수기관으로 전환하는 등 그 기능을 바꿔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 지역마다 좋은 평생교육기관이 생기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필자 소개

정세용(seyong1528@naver.com)

- 서울이코노미뉴스 주필

-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정치부 차장

- 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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