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도 13일 각종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다. 둘 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물러났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상식과 공정을 강조해 왔다. 둘은 이 대목에서도 맞지 않았다.
이제 3호 낙마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연스레 정호영 복지장관 후보자가 주목된다. 정 후보자는 아직 장관 임명을 받지 못 했다. 이는 대통령실이 여론의 추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1시간 30분 가량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인사 문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본다. 회동이 끝난 후 김성회 비서관의 사퇴 발표가 있었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게다. 지금까지 임명된 14명의 장관 가운데 박진 원희룡 이상민 박보균 장관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는 데도 임명을 강행했다.
김인철 후보자의 경우 지명 직후부터 부인과 아들·딸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대학에서 일하거나 공부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아빠 찬스'와 '남편 찬스' 등의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결국 지명 20일 만에 사퇴하면서 '낙마 1호'가 됐다.
김성회 비서관은 동성애 및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하는 듯한 과거 글들이 논란을 빚으면서 여야를 막론해 사퇴 압박에 내몰렸고, 끝내 임명 7일 만에 물러났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를 '화대'라고 표현하거나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노리개였다" 등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당초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걸러지지 않았던 점을 두고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비록 시간이 짧았다고 하지만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특히 김 비서관의 경우 과거 페이스북 글이나 언론 기고문이 버젓이 인터넷 공간에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이를 검색만 몇 번 해도 미리 걸러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 등으로 여론이 나빠져 임명이 미뤄지고 있는 정호영 후보자의 사례에서 보듯 애초 장관급 검증에서부터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분간 인사검증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2차례 내부 감찰을 받고 징계성 처분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윤재순 총무비서관이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담당 검사였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도 '낙마 리스트'에 올린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도 여전히 '임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정 후보자를 정리해야 한다는 기류는 없다"며 "일단 국회를 존중하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도 민심을 경청해야 한다. 자신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욕 먹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버틴다고 될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 잣대는 국민의 눈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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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