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대란 오나”…인도 밀 수출 금지로 가공식품 물가 '비상'
“밀가루 대란 오나”…인도 밀 수출 금지로 가공식품 물가 '비상'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2.05.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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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라면 등 식품업계 긴장…“밀 가격 추가 상승에 따른 간접 영향 불가피”
밀가루 포대가 쌓여 있는 서울시내 한 식당./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주요 밀 생산국가인 인도가 밀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내 빵과 라면 등 가공식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자칫 ‘밀가루 대란’이 밀어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우리나라의 밀 수입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국제 밀 가격 추가 상승에 따른 간접 영향은 불가피한 상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대외무역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자국의 밀 수출 정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가 국가 간 요청에 따라 수출을 허가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는 수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지난 2월부터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지난 달 국제 밀 가격은 전년보다 40%가량 급등했다.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인도는 유럽연합(EU·1억3650만t), 중국(1억3500만t)에 이어 세계 3위 밀 생산국이지만 수출량은 전 세계 수출량의 4%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밀 생산량 대부분을 자국 내에서 소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국 내 밀 작황이 좋은데다, 국제 밀 가격 상승 등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이달 초 최고 기온이 47도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인도를 강타하면서 밀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다. 수출을 통제하지 않으면 생산·유통업자들이 수출에만 집중해 자국 내 식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는 이번 수출 금지 조치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제분용과 사료용으로 연간 334만t(2020년 기준)의 밀을 수입하고 있다. 이 중 제분용은 미국·호주·캐나다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으며, 사료용은 대부분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등에서 들여오고 있다.

현재 국내 업계는 제분용 밀의 경우 계약물량을 포함하면 10월 말까지, 사료용 밀은 내년 1월까지 사용 물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되면 그렇지 않아도 치솟은 글로벌 밀 가격 상승을 부추겨 국내 밥상 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의 '세계 곡물 가격 변동성과 식량안보'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밀 선물가격은 t당 407.0달러로 1년 전보다 73.9%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t당 296.1달러)보다도 37.5% 상승했다.

연합뉴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가공식품 물가는 7.2% 상승하며 2012년 2월(7.4%) 이후 10년2개월 만에 가장 높게 치솟았다. 

라면(10.6%), 국수(29.1%), 빵(9.1%) 등 가공식품뿐 아니라 수입 쇠고기(28.8%), 닭고기(16.6%), 돼지고기(5.5%) 등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밀 가격 상승은 라면, 빵 등 밀가루를 원재료로 하는 식품뿐 아니라 사료용으로 사용되는 데 따라 육류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국내 단기적 수급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끼치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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