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8일 오전 첫 출근길에서 노조의 저지로 본점 집무실에 들어서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노조는 산은의 부산 이전 공약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강 회장의 출근을 막았다. 이에 따라 출근길 대치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된 강 회장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 도착했으나 미리 정문에 대기하고 있던 노조원들에 막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산은 본점 지방 이전 임무를 받고 온 낙하산 회장을 거부한다"며 정문 앞을 지켰다.
노조는 "산은의 지방 이전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반대로 국가 경쟁력만 훼손할 것"이라며 이전을 반대해 왔다.
강 회장은 "여러분과 일하고 싶다. 대화로 해결하자"고 했으나 구호로 맞선 노조원들고 별다른 대화를 못한 채 출근 차량으로 돌아갔다.
강 회장은 인근 호텔 등에 임시 집무실을 차리고 업무 파악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신임 회장이 본점 지방 이전 미션을 부여받고 온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면서 "우리는 그의 산은 출입을 단 한 발짝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 좀 안다'는 사람이면 모두가 반대하는 본점 지방 이전을 추진할 낙하산의 출입은 결단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2017년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엔 정책특보를 맡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함께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했다.
강 회장은 전날 임명 후 "산업은행 전 구성원과 함께 당면 과제들을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