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미스테리'...오너 4세 이선호, 32살 어린 나이에 임원 승진 왜?
CJ의 '미스테리'...오너 4세 이선호, 32살 어린 나이에 임원 승진 왜?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2.06.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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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실형...1년여 만에 현업 복직, 또 1년여 만에 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 업무 복귀

CJ그룹 승계 앞두고 마약 사건으로 '경영자질론'이 대두된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의 추락한 위상회복 '관건'
CJ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 / 사진=CJ올리브영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CJ그룹이 승계문제에도 속도를 내는 가운데 증시 부진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늦춰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올리브영이 CJ그룹 오너 3세의 경영승계 핵심 고리인만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17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올리브영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올리면서 몸값 산정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최근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도 주류사업까지 벌이면서 실적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상장은 이재현 회장의 자녀들에게 지배력 확대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CJ올리브네트웍스와 올리브영이 쪼개지고 붙여지는 과정에선 각종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CJ올리브영은 아직 끝나지 않은 CJ그룹 경영승계작업에 있어 자금줄 역할을 한다. CJ올리브영 지분을 보면 CJ㈜가 55.24%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4.21%를 보유 중이다.

이 밖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 이재환 전 부회장이 4.64%, 이 부회장의 자녀 이소혜·이호준 씨가 각각 2.83%를 가지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이미 한 차례 자금 역할을 한 바가 있다. 지난해 이선호와 이경후 경영리더는 각가 17.97%와 6.91%였던 지분 중 일부를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설립한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에 넘겼고, 이 과정에서 이선호 경영리더는 1018억4600만원, 이경후 경영리더는 391억5600여만원을 받았다.

당시 한주당 약 16만9500원의 가치로 인정 받았음을 감안하면 현재 남아 있는 이선호와 이경후 경영리더의 CJ올리브영 지분가치는 2026억원과 773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마약 사건으로 경영 자질론이 대두된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의 위상회복이다. 이 씨는 2019년 9월 액상 대마 흡연과 마약밀반입 혐의로 업무에서 물러났으며 2020년 2월 CJ제일제당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선호 씨는 2013년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그룹 내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로 지주회사 CJ가 지분 44.6%를 보유 중이다.

이 씨는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됐다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 풀려났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업에 복직하고 또 다시 1년여 만에 작년 12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임원 해당)으로 승진했다. 정직 처분을 받은 지 불과 1년4개월 만이다.

변종 대마를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2019년10월24일 1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씨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범죄 저지르고도 이선호, CJ 제일제당 임원 승진...“이는 마치 법원의 판결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원래 그룹의 업무에 복귀한 셈”

재계 관계자들은 “이선호 씨가 마약 밀반입과 투약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래 정직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고, 자숙 기간을 갖는 듯 했으나 1년 만에 CJ 제일제당 부장으로 복귀하더니 결국 32살 어린 나이로 임원 승진을 했다”면서 “이는 마치 법원의 판결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원래 CJ그룹의 업무에 복귀한 셈”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9년 말 두 자녀에게 CJ 신형우선주 184만 주를 증여했다.

CJ는 2019년 12월9일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CJ 신형우선주 184만1336주를 장녀인 이경후 CJENM 경영리더와 이선호에게 각각 92만668주씩 나눠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경후 CJENM 경영리더와 이선호는 10년 뒤면 각각 CJ 지분을 3.8%, 5.2% 보유하게 된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현금배당을 더 받는 주식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신형우선주는 당장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보통주보다 20~70%가량 싼 가격에 거래된다. 증여세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보통주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어 재계에서 지분승계의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른다.

경영권을 물려받을 이경후 경영리더와 이선호가 아직 젊은 만큼 신형우선주를 활용한 지분승계가 최적의 방안이었다는 시선도 나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9년 12월3일 종가 기준으로 1220억 원 규모의 신형우선주를 두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법에 정해진 증여세에 해당하는 700억 원을 납부하기로 해 편법 논란도 차단했다.

CJ와 같은 재벌 자녀들이 마약이라든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나아가 범죄를 저지른 재벌 3·4세들이 '그들만의 일터'로 슬쩍 복귀할 때 윤리적 차원을 넘어서 기업 가치와 이미지가 추락하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참여연대의 김남근 변호사는 "범죄 전력의 재벌 가족들이 CJ처럼 경영 일선에 바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업 경영이 투명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주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기업가치도 크게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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