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호구?”…가스공사, LNG 도입가 민간보다 두 배 비싼 이유는
“국제적 호구?”…가스공사, LNG 도입가 민간보다 두 배 비싼 이유는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2.06.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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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다도 78% 비싸게 수입…“경쟁적 요소 첨가하는 구조 개편 필요”
한국가스공사 전경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LNG(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해온 데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사실상의 독점 수입 및 공급 체제에 경쟁적 요소를 첨가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LNG 국내 도입 물량의 90%를 독점하고, 국내 도시가스 시장에서는 100%, 발전용 LNG 시장에서는 85%라는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스공사는 세계 최대 LNG 수입 업체가 됐다. 그런데도 도입 가격은 민간 업체보다 2배나 비싸다.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는 민간 기업과 달리 가스공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계약 관행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LNG 물량 확보에만 매달리느라 큰 손으로서 구매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가스 요금뿐 아니라 전기요금까지 임박한 상황이다 보니 가스공사의 LNG 고가 도입에 대해 철저히 경위를 규명하고 시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4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 1월 LNG를 t당 1271달러에 사들였다. 반면 국내 민간 업체들은 620달러에 수입했다. 가스공사 수입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것이다. 가스공사와 민간업체의 평균 도입 가격은 1138달러다. 

일본은 같은 기간 평균 714달러에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도입 가격인 60%가량 비싼 것이다. 가스공사 도입가로만 치면 일본보다 78% 비싸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각각 세계 2위, 3위 LNG 수입국이다. 1위는 중국이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국내 가스 수입 터미널의 LNG 통관 가격을 비교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가스공사는 mmbtu(열량 단위)당 평균 24.46달러에 LNG를 수입해 평균 11.93달러인 민간 업체보다 두 배를 웃도는 가격에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전체를 놓고 보면 민간 업체(12달러)는 가스공사(20달러)의 60% 수준 가격에 LNG를 들여왔다. 

2019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40개월간 가스공사와 민간 업체들의 수입 가격을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현물 가격이 2달러대까지 크게 떨어졌던 2020년 2월에도 가스공사는 민간보다 30% 이상 비싼 가격에 가스를 사 왔다. 현물 가격이 높든 낮든 상관없이 더 비싼 값에 구입한 것이다. 

가스공사 측은 이에 대해 “안정적 수급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보니 고가 매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 업체는 국제 LNG 가격이 싸면 직수입하고, 비싸면 가스공사에서 물량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비싸게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간 업체 관계자는 가스공사에서 공급받으면 가스공사 도입가의 140%를 지급해야 한다는 벌칙 규정이 있다”면서 “이보다 해외에서 현물을 사는 게 싸기 때문에 가스공사에서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간 업체들은 LNG 가격이 급등한 올 1월 전년 대비 60% 이상 수입량을 늘렸다.

한 전문가는 “과거부터 가스공사가 LNG를 너무 비싸게 사는 바람에 일본 업체들이 불평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독점적 구매력을 갖고도 더 비싸게 사는 데 대한 근본적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민간 업체가 싸게 사들인 LNG를 발전사 등에 팔 수 있도록 경쟁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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