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5%↑파장은...내년 시간당 9620원,월 201만580원
최저임금 5%↑파장은...내년 시간당 9620원,월 201만580원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2.06.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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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입장차로 공익위원 제시안으로 표결·가결...노사 반발.
민주노총 "졸속진행 분노" …사용자위원 "이의 제기할 것"

 

박준식 위원장(오른쪽)과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모니터 앞에서 마주치고 있다.
박준식 위원장(오른쪽)과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모니터 앞에서 마주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전방위 물가급등 경제상황 속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정해졌다.

정부가 지나친 기업의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이같은 5% 인상률은 민간 및 정부기관 각종 지표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9160원보다 460원(5.0%) 높은 금액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표결을 거쳐 결정됐다. 노사 양측은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3차례에 걸쳐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공익위원들은 9620원을 제시한 뒤 표결을 제안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근로자위원 9명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 4명은 9620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한국노총 소속 5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사용자위원 9명은 표결 선포직후 전원 퇴장했다. 이들은 기권 처리됐다.

결국 재적 인원 27명 가운데 민주노총 근로자위원을 제외한 23명이 투표에 참여한 셈이 됐다. 그 결과 찬성 12명, 기권 10명, 반대 1명으로 가결이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올해 5.1%에는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인상률 16.4%),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9%), 2021년 8720원(1.5%), 올해 9160원(5.1%)이다.

올해는 2014년에 이어 8년 만에 법정 심의기한(6월29일)을 지켰다. 최저임금제는 1988년에 시행돼 이번까지 총 36차례의 심의 가운데 법정기한을 지킨 것은 9번에 불과하다.

노사 양측은 이날 결과에 반발했다. 특히 민주노총의 반발이 거셌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5%는 실제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안으로, 결국 임금인상이 아니라 동결을 넘어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9620원은 그야말로 절망·분노스러운 금액으로, 공익위원들이 예전과 달리 법정 심의기한을 준수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졸속으로 진행한 데 대해 분노한다"며 "저임금 노동자 삶의 불평등, 더 나아가 노동개악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제일 중요한 것은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의 지불능력인데 결정과정에서 제대로 반영이 안됐다"며 "한계상황에 처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이 5%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은 코로나19 이후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지만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최저임금이 안정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이의 제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22.6.28 kjhpress@yna.co.kr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는 오는 8월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노동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최저임금제도 역사상 재심의를 한 적은 한번도 없다.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최저임금은 실업급여 등 각종 정부 지원금의 기준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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