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물가가 가장 큰 문제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것 같다. 이제 피부에 와 닿는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잡기 위해 각 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른바 빅스텝이 남의 나라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현실이 됐다.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나 올렸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1.75%에서 2.25%로 올렸다. 이번 빅스텝 단행은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6.0%를 기록한데다, 같은 달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로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고물가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달 26~27일 예정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은 물론 금리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8월 사상 최저였던 0.50%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뒤 같은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걸쳐 0.25%p씩 올렸다. 이어서 7월 0.50%p 추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1개월 만에 0.50%에서 2.25%로 오르게 됐다. 기준금리가 연 2.2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2.25%) 이후 7년 11개월 만이다.
한은이 첫 빅스텝을 밟으며 금리를 전례 없는 속도로 올린 건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국내 물가는 지난 3월 4%대에 진입하고 5월 5%를 넘어선 뒤 한 달 만에 6%대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은이나 통계청 안팎에서는 하반기에 7~8%선까지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물가 오름세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은이 처음으로 빅스텝을 선택한 다른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연준은 41년만에 나타난 8%대 물가를 낮추기 위해 지난 달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으며, 이달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가안정이 우선인데 걱정스럽다. 올 연말에 금리를 연 3%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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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 ‘오풍연처럼’ , ‘새벽을 여는 남자’ , ‘남자의 속마음’ ,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