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이자부담 6.8조 증가…10개월새 24조 '눈덩이' 불어
가계 이자부담 6.8조 증가…10개월새 24조 '눈덩이' 불어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2.07.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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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새 1인당 연이자 113만원 증가...기업 이자도 빅스텝에 3조9천억원 급증
연말 주담대 금리상단 7∼8% 전망…2년전 영끌·빚투족 원리금,30%이상 늘수도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p) 올림으로써 작년 8월이후 약 10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2.25%로 1.75%포인트나 뛰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가계대출자의 이자부담은 24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0.50%포인트 안팎 더 오르면 다중채무자, 2030 세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최근 2년사이 레버리지(차입투자)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으로 투자)족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더 커진다.

◇가계대출 1753조원…"기준금리 인상에 청년·자영업자 신용위험 커져"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원에 이른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상 5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7%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은행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이 같다고 볼 때,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대출금리가 그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해보자.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의 이자부담은 3조4046억원(1752조7000억원×77.7%×0.25%) 늘어난다. 이번 빅 스텝의 경우 이자 증가액은 두배인 6조8092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금통위가 10개월간 기준금리를 1.75%포인트나 올림으로써 증가한 이자만 23조8323억원가량(3조4046억원×7)에 달한다.

한은은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3조2000억원, 6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자 한명당 연이자 부담도 289만6000원에서 각 305만8000원, 321만9000원으로 16만1000원, 32만2000원씩 커진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지난 10개월간 기준금리 1.75%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부담 증가액은 112만7000원에 이르는 셈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금리인상 포함)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연말 대출금리 상단 7∼8% 이를 듯…2년전 '영끌'족 원리금 30% 이상 증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24일 현재 연 4.750∼6.515% 수준이다. 

지난해 말(3.600∼4.978%)과 비교해 올들어 6개월 새 상단이 1.537%포인트나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미국의 강도높은 통화긴축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으로 2.259%에서 3.948%로 1.689%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남은 세차례(8·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2.75%까지 0.25∼0.50%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미 6%대 중반을 넘어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도 연말쯤 7%대를 넘어 8%에 근접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기이후 약 14년 만에 경험하는 고금리 수준이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2년전 초저금리를 활용한 '영끌' '빚투' 대출자 중에서는 연말 상환액이 30% 이상 급증하는 경우도 생길 전망이다.

A은행의 대출자 사례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에 근무하는 B씨(신용등급 3등급)는 2년 전인 2020년 6월17일 주택담보대출 4억7000만원, 신용대출 1억원 등 모두 5억7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려 14억5000만원짜리 서울 서대문구 34평형(전용면적 84.93㎡) 아파트를 매입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은 매달 30년동안 원리금 균등상환으로 갚기로 했고, 금리는 6개월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에 따라 바뀌는 변동금리를 택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1년마다 대출기한을 연장하면서, 일단 월이자(금융채 6개월물 금리연동)만 내는 일시상환식으로 받았다.

이 대출자에게 초기 6개월간 적용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2.69%, 신용대출 2.70%였다. 이에 따라 연 환산 원리금 상환액은 2554만5952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2284만5952원+신용대출 이자 270만원), 월 상환액은 212만8829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올해 6월17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각 3.61%, 4.41%로 높아졌다. 연 원리금 상환액은 2991만8223원으로 최초 대출시점보다 17.1%, 월 납입액(249만3194원)도 36만4365원 늘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2.75%까지 올리고, 이 상승분만큼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높아진다고 가정해보자.

따라서 올해 12월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1%, 신용대출 금리는 5.41%에 이른다. 이 경우 연·월 상환액은 3394만7544원, 282만8962원으로 2년반 전보다 32.9%(840만1591원, 70만133원) 불어난다.

◇자영업자·기업 이자도 급증…"9월 금융지원 끝나면 은행 등 대출손실 현실로"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 가계 뿐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대한상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한은이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의 이자 증가액이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올해 들어 증가세가 주춤한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최근까지 계속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현재 기업대출(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포함) 잔액은 673조755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7조8672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709조529억원→699조6521억원)이 9조4008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9월 만기연장·이자유예 등의 금융지원까지 끝나면 한계기업이 속출해 대출부실이 결국 금융권 전체의 건전성 악화로 번질 우려가 있다.

한은도 "향후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될 경우 잠재 신용손실이 현실화하면서 은행의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지금까지 금융지원으로 가려져온 기업대출의 손실이 제대로 드러나면,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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