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차량 입찰서 담합한 현대로템 등 3사에 과징금 564억
철도차량 입찰서 담합한 현대로템 등 3사에 과징금 564억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2.07.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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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4천억원 규모 입찰 11건서…현대로템 ‘맏형’ 역할하며 담합 주도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철도차량 입찰에서 담합한 현대로템, 우진산전, 다원시스 등 3개사가 과징금 564억7800만원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1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이들 3개사에 대해 이 같이 제재했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현대로템이 323억600만원, 우진산전 147억9400만원, 다원시스 93억7800만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5년 전까지 국내 철도차량 제작 시장은 사실상 현대로템의 독점 체제였다. 

이후 우진산전과 다원시스 등이 완성차량 제작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대로템은 이들과의 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담합을 주도했다.

2013년 1월부터 2016년 11월에 발주된 6건의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는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이 담합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이 발주한 6건은 김포도시철도 열차운행 시스템 일괄 구매 설치(계약금, 2378억원), 서울 2호선 전동차 200량 조달 구매 요청(2096억원), 코레일공항철도 전동차 2편성 구매(265억원), 5호선(하남선) 전동차 조달 구매 계약 의뢰(483억원), 부산 1호선 전동차 40량 제작 구입(528억원), 도시철도 9호선 전동차 32량 구매(441억원) 등이다.

해당 입찰에서 현대로템이 낙찰 받을 수 있도록 우진산전은 응찰하지 않거나 들러리로 참여했고, 그 대가로 입찰 사업 관련 일부 하도급을 받기로 3차례에 걸쳐 합의했다.

이들 사업은 단독 응찰로 인해 2회 이상 유찰되면 '재공고에 의한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이렇게 해서 계약을 따낸 현대로템은 최대한 높은 금액으로 사업을 수주케 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발주기관이 2개 사 이상의 입찰 참가를 요구한 경우에는 우진산전이 현대로템이 알려준 가격으로 투찰했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현대로템의 부품협력사로서 성격이 강했던 우진산전은 경쟁이 아닌 합의를 통해 안정적으로 현대로템에 전장품 등을 공급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창원 현대로템 공장에서 전동차량을 제작하고 있다./현대로템 제공

2019년에 발주된 5건의 입찰에서는 현대로템, 우진산전, 다원시스가 미리 짜고 사업을 수주한 정황이 포착했다.

이를 통해 현대로템은 경인선·과천안산선·분당선·일산선 신조전동차 448량 구매(6386억원), 별내선(8호선) 전동차 구매(712억원), GTX-A노선 운행차량 구매(3452억원) 등 3건의 계약을 따냈다.

다원시스는 간선형전기동차(EMU-150) 208량 구매(3821억원) 입찰을, 우진산전은 5·7호선 신조전동차 336량 구매(3731억원) 입찰을 각각 1건씩 수주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템은 스스로를 '맏형'으로 칭하면서 담합을 주도했다고 한다. 당시 우진산전과 다원시스는 법적 분쟁으로 관계가 악화돼 있었는데, 현대로템의 중재로 결국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진산전이 수주한 5·7호선 입찰에서는 다원시스가 들러리로 참여했고, 그 대가로 우진산전은 법적 분쟁 관련 항고를 취하했다.

다원시스가 수주한 간선형전기동차 입찰 과정에서는 현대로템 직원이 다원시스 임원에게 '현대로템은 해당 입찰에 불참한다'는 내용의 대외비 문서를 텔레그램으로 전송하기도 했다.

이번에 적발된 3개사가 담합을 통해 일으킨 매출은 약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조 국장은 "거래량과 거래 금액의 규모가 크고, 국가기간산업과 연계돼 경제적 파급력이 큰 교통 산업 내의 경쟁제한 행위를 시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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