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 위에 건물주’...기회의 평등 위한 교육‧연금‧노동개혁 절실
‘조물주 위에 건물주’...기회의 평등 위한 교육‧연금‧노동개혁 절실
  • 정세용
  • 승인 2022.07.20 09:52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세용 칼럼]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따르면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라고 강조한다. 헌법 전문은 또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라고 밝힌다.

그렇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과거 고려 시대나 조선 사회는 양반과 상민이 존재하는 신분 계급제도였다. 절대군주인 왕이 지배하는 계급사회였던 것이다. 그러나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 1948년에 탄생한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평등한 민주공화국으로 전세계적으로도 평등지향적인 사회였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기도 했지만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사회적으로도 재벌과 대기업인 고위공직자 의사 등이 상위층에 존재하는 신계급제도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얼마전 별세한 시인 김지하는 1970년 오적(五賊/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지칭)이라는 시를 발표해 당시 사회에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과거 양반 등 지배계급은 권력과 함께 부를 독점했으나 지금은 권력과 부는 물론 기회까지 독차지해 말만 민주공화국이지 실제는 신카스트제도사회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시중에는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에 사는 소위 ‘강남’ 사람을 1등 계급, 기타 서울 지역에 사는 국민과 수도권 주민은 2등 계급, 그리고 충청과 영호남 지역에 사는 국민은 3등 계급이라는 말이 있다.

서울의 강남 등 ‘요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택 소유는 이제 단순한 주거공간이 의미를 넘어 계급을 구분하는 요인으로까지 발전했다. 이에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계급화 서열화한 것은 부동산 뿐만이 아니다. 대학의 서열화는 해가 갈수록 심해져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지방 국립대는 명문대로 자리잡았으나 지금은 서울대와 수도권대 지방대로 서열화돼있다. 인서울대에서도 ‘스카이, 서성한중경외시이’로 순위가 매겨져 있으며 지방대도 천안 아산을 벗어나는 지방 대학은 지잡대(지방의 잡스런대)로 불려지기도 한다.

공무원 연금 교원연금 군인 연금 등 특수 연금과 국민연금의 차이가 많아 특수 연금과 국민연금을 받는 계층과 이들 두 연금을 모두 못받는 계층 등 3계층으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다.

신분을 드러내는 가장 흔한 표현은 금수저와 흙수저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기업 등에 취업한 사람은 금수저로 결혼해 행복하게 잘 산다. 하지만 흙수저로 태어난 다수의 젊은이는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상실한 채 취업도 못해 결혼을 염두도 못내는 신()신분사회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에 교육 연금 노동 등을 3대 개혁과제로 설정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교육의 기회가 불평등해 상류사회로의 이동이 어려워지고 연금제도의 불평등으로 신분이 나눠지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로 생활상이 달라지는 사회를 개혁하려는 자세는 평가할만하다 할 것이다.

신분이 보장되는데다 연금이 좋아서인지 요즘 젋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공직이라 한다. 요즘 대다수 대학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으로 변모했다는 지적도 있고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결혼 대상 여성은 교원이라는 말이 있다. 군인 연금이 상당해 대위로 제대한 예비역이 다시 하사관 시험에 응시한다는 사례도 상당하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인사 실패 등을 이유로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머무르는 등 임기 초반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면 이 기회에 신신분제도를 조금이라도 타파해보려는 교육개혁과 노동개혁 그리고 연금개혁을 시도하면 박수를 받지 않을까.

헌법이 보장한 기회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시도를 기대한다. 윤석열 정부의 노력으로 국민 각자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돼 국민들의 생활이 균등하게 향상되기를 또한 바란다.

필자 소개

정세용(seyong1528@naver.com)

- 서울이코노미뉴스 주필

-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정치부 차장

- 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