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 속 청약시장도 '시들'…‘줍줍’까지 미달
‘거래 절벽’ 속 청약시장도 '시들'…‘줍줍’까지 미달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2.08.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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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추가인상, 경기 위축 영향… 청약 당첨자, 계약 포기 늘어
'로또’는 옛말…미분양 우려에 외제차 등 경품 마케팅까지 등장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주택 거래가 침체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청약시장까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분양만 하면 ‘완판’으로 이어졌던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이 가능해 ‘줍줍’으로 불리며 인기를 모았던 무순위 청약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주택 실수요자까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부담감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청약 신청자에게 외제차나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마케팅이 또다시 등장했다.

4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7대1로, 작년 평균 경쟁률(19.8대1)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에 그쳤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작년 12월 1만7710가구에서 올 6월 2만7910가구로 58% 늘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은 1509가구에서 4456가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달 27일 진행된 경기도 성남시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의 무순위 청약에서는 74가구 모집에 신청자는 27명에 불과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 5월 처음 청약을 접수했는데, 당첨자 전원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단 1채도 팔리지 않았다. 수도권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성남에서 아파트 단지가 통째로 미계약된 것이다. 여기에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무순위 청약까지 절반 넘게 미달한 것이다.

서울에서도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도봉구 창동 ‘창동 다우아트리체’는 지난달 무순위 청약에서 63가구 중 60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이에 앞서 5월 최초 청약 때는 12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지만, 전체 89가구 중 63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지난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분양가를 15% 할인하는 파격 혜택을 내걸었지만, 전체 216가구 중 26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 절벽’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청약시장까지 침체에 빠지면서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과 휘경동 일대 재개발 지구 공사 현장./연합뉴스

청약시장까지 외면 받는 상황이다보니 일부 분양 현장에서는 파격적인 경품을 내거는 마케팅이 등장했다. 

지난 1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청약자를 대상으로 추첨 경품행사를 내걸었다.

1등과 2등에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3등에게는 루이비통 지갑을 준다. 4등과 5등 경품은 삼성 의류 건조기와 무선 청소기다. 이외에도 이불세트와 도자기세트, 에어프라이어 등도 경품으로 내놨다.

지난 2~3일 청약을 접수한 경기도 하남시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청약 신청자 중 50명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기로 했다. 특히 계약자 중 당첨자에게 제공하는 경품으로 BMW 미니 차량을 내걸었다. 

분양시장에서 고가의 경품은 침체 국면이 극심할 때 주로 등장하곤 했다. 분양시장 침체기였던 2016년에는 벤츠C클래스 자동차, 200g짜리 골드바, 명품백, 100만원 등이 경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추주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의 파격적인 금융혜택을 조건으로 내건 단지들도 잇따르고 있다.

KCC건설은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일대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을 분양하면서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50%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다.

화성개발은 대구시 북구 읍내동 일원에 들어서는 '화성파크드림 구수산공원'을 분양하면서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건설도 대구 남구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에 1차 계약금 1000만원, 4~6회차 중도금 무이자 혜택(일부 가구) 등의 금융혜택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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