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유행 정점이 이달 중에 올 것이며, 규모는 신규확진자 15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8월 중순~ 9월 하순 사이에 25만~30만명 수준에서 정점이 올 것이라던 당초 예상에 비해 시기는 앞당기고 규모는 낮춰 잡은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4일 브리핑에서 "여러 수학분석그룹에 따르면 8월 중 정점이 올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면서 정점시 신규 확진자 수에 대해서는 "11만~19만을 예상하고 있는데, 중앙값 정도로 보면 15만 정도"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다만 정체기가 봄에 감소할 때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유행이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다는 뜻이다.
백경란 질병청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6월과 7월에 전망할 때에는 '최대 하루 25만 명 이상 발생할 수 있다'고 여러 번 말한 바 있다"면서 "다행히 최근 환자 발생이 다소 꺾이면서 예상보다 낮은 수준인 20만 명 이내 수준의 환자 발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감염재생산지수(Rt)는 지난달 31일~지난 3일 1.13으로, 7월 4주(7월 24∼30일) 1.29보다 낮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하고 1 미만이면 유행이 억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6월 2번째 주에 1.58까지 올라간 뒤 이후 낮아지는 추세다.
백 청장은 다만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하가 아니니 아직 감소 단계에 들어서지는 않았다"면서 "예상보다 정점이 낮지만 유행이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고,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휴가철 사회적 접촉 증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과거 유행했던 델타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의 위중증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증도가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으로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인플루엔자 치명률은 0.016%인데, 오미크론 치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0.04%라는 설명이다.
백 청장은 “OECD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의 신규 입원율과 중환자실 입원율은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면서 높은 백신 접종률을 요인으로 꼽았다.
백 청장은 또 "영국에서 개발된 엄격성지수에서 한국은 OECD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가장 낮다"고 강조했다. 엄격성지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등 코로나19 대응 정책이 어느 정도 엄격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