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경기침체 예고하며 27년만에 금리 '빅스텝'
영국 중앙은행, 경기침체 예고하며 27년만에 금리 '빅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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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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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75%로 0.5%포인트 인상…금융위기후 첫 보유자산 매각계획
어두운 경제전망…4분기 경기침체 진입하고 물가상승률 13% 넘어
영국 중앙은행(BOE)
영국 중앙은행(BOE)

[연합뉴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두자릿수 물가급등세를 잡기 위해 27년 만에 금리 '빅스텝'을 단행했다.

BOE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인상 폭은 예견된 수준으로, 1995년 2월이후 최대이다. 현재 금리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BOE는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BOE는 지난해 12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움직인 이후 이번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코로나19 사태후 사상 최저수준인 0.1%로 떨어진 금리를 처음엔 0.15%포인트 올렸고 이어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코로나19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성장동력을 훼손할까 봐 완만한 속도로 인상한 것이다.

그러나 물가상승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도 적극 행동에 나서자 결국 BOE도 속도를 올렸다. 

이에 더해 보유자산 매각계획까지 내놨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장기간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당장 물가상승세가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BOE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을 11%에서 1980년 이후 최고인 13.3%로 올려잡았고, 내년에도 중반까지 10% 이상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목표치인 2%를 크게 이탈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등 에너지 가격급등이 물가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BOE는 가구평균 에너지요금이 현재 연 1971파운드(312만원)에서 연 3500파운드(554만원)로 약 70%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이후 공급망 문제와 수요증가도 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영국에선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요인이 겹쳤다.

BOE는 미국 등의 금리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이로 인해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이어 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하며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0.5%포인트 인상했다.

BOE로선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면서도 돈줄을 조이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5분기 연속 경기침체는 금융위기 때나 1990년대 초와 비슷한 기간이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023년 -1.5%, 2024년 -0.25%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BBC 인터뷰에서 "가계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BOE 발표후 영국 보수당 대표 및 총리 후보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긴급예산과 감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고,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은 "다음 정부는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BOE는 10여년간 이어진 양적완화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주요국 중 처음으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에 나서겠다며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BOE는 다음 달 회의에서 승인이 나면 자산매각을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 보유자산 8440억파운드(1347조원) 중 400억 파운드어치를 1년간 처분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만기도래분을 합하면 800억 파운드가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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