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무당파'가 접수...MZ세대의 화두는 상생과 나눔
패션은 '무당파'가 접수...MZ세대의 화두는 상생과 나눔
  • 이영미
  • 승인 2022.08.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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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칼럼] 폭우와 폭염이 한창이지만 패션계는 이미 가을, 겨울 채비를 마쳤다. 시즌을 두 발 앞서가는 패션계의 가을은 벌써 시작된 셈이다.

곧 가을 패션과 유행이 화두가 될 계절, 얼마 전 썼던 패션칼럼에서 최근 패션계의 키워드를 ‘무,당,파’로 표현했던 일이 떠오른다. ‘무,당,파’란 최근 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무신사, 당근마켓, 파타고니아의 앞글자를 따와 붙인 헤드라인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패션계 뿐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화제 되기도 했다.

무신사는 2001년 한 커뮤니티로 시작한 패션 플랫폼이다. 앱으로 옷을 구매하는 평범한 쇼핑몰이 아니라 회사에서 직접 고른 옷과 소품을 코디해 콘텐츠화한 일종의 거대한 온라인 편집샵 겸 매거진으로 볼 수 있다. MZ세대의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급성장한 무신사는 비슷한 다른 매체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가운데도 몇 년째 선두를 달리는 곳이다. 지난해 매출액 구모는 5천 5백억을 기록했다.

당근마켓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중고 거래 모바일 회사다. 패션업계가 아님에도 당근마켓을 패션계 화두로 꼽는 이유는, 거래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의류 관련 규모가 매우 크고, 그 규모와 형식이 패션유통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만큼 컸다. 

거래 규모는 1초 5천억이 넘고 이용 회원은 2천만 명 이상으로, 새 옷을 사는 대신 사서 쓰고 되팔거나, 나눔을 하는 등 소비의 패턴이 달라진 MZ세대의 패션 소비 성향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한 조사에서 20~30대의 50% 이상이 중고 거래를 하며, 여기서 옷과 잡화가 다수를 차지한다고 나타났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다. 나온 지는 40년이 넘은 브랜드지만, 최근 회사 대표가 출간한 책을 비롯해 브랜드가 내세우는 독특한 마인드가 큰 화제가 되면서 급성장한 인기 브랜드다. 디자인과 품질 외에도 독특한 마케팅이 화제인데, 전면 광고로 ‘이 옷을 사지 마세요’라고 전면에 내걸었다.

의류 회사에서 자사 옷을 사지 말라니 무슨 소리인가 많은 사람들이 대번에 놀라며 의문을 품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 곳은 옷을 만들기 위해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아,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제품을 생산한다. 

재료의 수확, 가공, 재단 등의 과정에서도 훼손을 적게 하고 인체에 해가 없도록 하는, 대체로 소규모 업체들과 공정한 거래를 통해 생산물을 내놓는 것을 최 우선시 한다. 그러다 보니 제품은 소량으로 생산되어 자주 품절 된다. 대신 한번 사 간 물건은 언제고 수선을 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국내에도 30년 이상 경력의 의류수선 장인이 계약을 통해 파타고니아 제품을 고쳐주며 “대를 물려 입는 옷”이라고 설명한 인터뷰 기사가 있다. 그러한 가치 기준이 브랜드에 희소성을 부여해 제품은 불티가 난다.

이 기업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나눔과 상생이다. 무신사에서 매우 독특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제품이 인기를 모았던 것은, 소규모의 독립브랜드들과 적극 제휴한 무신사만의 전략이 MZ세대의 공감을 크게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젊은 세대들의 이러한 의식 변화는 우리나라 만이 아니라고 한다. 미국 20대의 60%이상이 필요한 물품을 중고 거래를 통해 나누거나 거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새 것, 유명브랜드의 것을 많이 사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싸게 사고파는 것, 제품 하나에도 상생의 의미가 든 것을 구매하는 것은, 젊은 세대의 합리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물론 이들 기업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무신사는 비슷한 콘셉트의 후발주자들이 무섭게 달려오고 있고, 당근마켓은 자체 매출액이 크지 않으며, 파타고니아의 경우 단가가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출액과 성장세 등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 세대가 요즘의 젊은 세대들이다.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지금, 소비와 성장을 최고 가치로 여겼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나에게 가장 가치 있고 합리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미래까지 생각하는 세대들이 유행의 흐름이나 소비의 패턴까지 바꾸고 있다. 아마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되어 업계 전반을 바꾸어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필자 소개

이영미<klavenda@naver.com>

동화작가/문화예술사

세종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컨텐츠 박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신문만화

전 명지전문대 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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