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등 기후재난에 장애인 등이 숨지는 불행 없어야 한다
폭우 등 기후재난에 장애인 등이 숨지는 불행 없어야 한다
  • 정세화
  • 승인 2022.08.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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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밤 집중 호우로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연립주택 반지하 방이 침수된 모습./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기후재난은 취약계층을 더욱 할퀴는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등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살던 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사건은 많은 국민들을 슬프게 했다. 그 중 한 명은 발달장애인이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주택이 침수돼 숨진 50대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반지하주택의 경우 인근 도로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렇기에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릴 때 속수무책이다. 금방 반지하주택이 물에 잠겨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장애인 등은 폭우를 피하지 못하고 화를 당하기 십상이다. 반지하주택이 폭우에 화를 당하기 쉽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지만 문제는 전국에 반지하주택이 널려있다는 점이다. 서울에서만 20만이 넘는 가구가 반지하에 살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33만 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지하가구는 쪽방 거주자 등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연결해주는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 지원사업’ 대상에 재작년에 포함됐으나 반지하 거주자들이 열악한 주거 환경을 벗어나기까지는 하세월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 반지하 주택의 비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폭우 때는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의 반지하 주택에서 비슷한 사망사고가 일어났으며 2017년에는 인천의 반지하 주택에서 살던 치매 노인이 변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 반지하 주택에 사는 시민의 불행은 외국에서도 알려진 사실이다. 2020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폭우가 내리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하는 한국 반지하 주택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집중호우와 폭염 그리고 폭설 등 기후재난이 잦아지고 이 기후재난은 다수 국민, 특히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불행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기후문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200년만의 폭우가 서유럽을 휩쓸고 간 이후 기후변화가 홍수 가능성을 9배까지 높였다고 주장했다. 폭염과 가뭄 그리고 폭우 등 각종 기후재난이 올해에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후재난이 대한민국도 피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기후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반지하주택 참사 현장을 시찰한 뒤 “노약자와 장애인 등의 지하주택을 비롯한 주거 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10일에는 이례적으로 참사가 일어난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사실 대형 사고나 기후재난이 일어났을 경우에만 반짝 하는 관심과 대응으로는 반지하 월세 주택에 사는 취약계층 등을 보호하지는 못한다. 더 이상 집안 익사(溺死)라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는 이번에는 완벽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떤 자연재해가 닥쳐도 대비가 철저하면 사람이 죽은 비극은 방지할 수 있다. 반지하 장애인 가족 등의 비극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폭우 등 기후재난에 유독 취약계층이 불행을 당하는 불평등은 해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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