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쌍용차 노조와 채권단은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이자 196억원 전액탕감과 원금 1900억원의 출자전환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노조 명의의 요구서한을 산은 구조조정실에 제출했다.
선목래 노조위원장은 "KG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655억원 대부분을 지연이자 및 원금 변제에 사용하다 보니, 채권단의 실질변제율은 41.2%에 불과하다"며 "쌍용차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거래 채권단인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연이자 탕감 및 원금 출자전환으로 자동차 부품산업을 지원하고, 중소영세 협력사에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쌍용차는 이동걸 전 산업은행장이 지난해 1월 요구한 단체협상 주기 3년 연장, 무쟁의 선언, 무급순환 휴직 등을 받아들이고 어려운 경영요건 속에서도 정상적인 자재납품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박경배 채권단 대표는 "산업은행이 지연이자와 원금을 모두 회수해 상거래 채권단에 돌아와야 할 채권율이 낮아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훈 채권단 사무총장도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 이외에 3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상거래 채권단을 우대해서 변제할 계획이고, 쌍용차 임직원들도 자발적인 출자전환을 하고 있다"며 "산은의 전향적인 배려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채권단은 앞서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에 채권변제율이 낮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총 변제대상 채권은 약 8186억원으로 이중 회생담보권 2370억원과 조세채권 약 515억원은 전액 제되지만 회생채권 3938억원에 대해서는 일부만 변제된다.
KG그룹이 지난 11일 300억원의 추가투자안을 상거래 채권단에 제안하면서 현금변제율은 6.79%에서 13.92%로, 실질변제율은 36.39%에서 41.2%로 각각 높아졌다.
채권단이 사실상 KG그룹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협력업체들이 반대할 경우 회생계획안의 통과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최종인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