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정” 자평에 “한 일도 없는데 염치없다”
“집값 안정” 자평에 “한 일도 없는데 염치없다”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2.08.19 10:2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윤 대통령 기자회견 비판
이준구 교수 개인 홈페이지 캡처.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세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집값 안정을 새 정부 성과로 꼽은 데 대해 국내 대표적 경제학자인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게 뻔한데 이걸 자신의 치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세의 진정은 시장이 정점을 찍었고 금리 상승까지 일어나 생긴 결과일 뿐”이라며 “이 정부가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기에 그런 뜬금없기 짝이 없는 자랑을 늘어놓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는)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다. 국민의 주거 불안이 없도록 수요 공급을 왜곡시키는 각종 규제를 합리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 복지 강화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이 정부가 해온 언동은 집값과 전셋값 안정과는 반대되는 방향 아니었느냐”며 그 사례로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 대폭 완화와 투기를 억제하는 각종 규제 완화 등을 들었다.

이 교수는 “투기수요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때는 백약이 무효인 경우가 많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 후반기 3년이 바로 이런 상황이었다”면서 “그래서 사상 초유의 주택가격 상승이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그 결과 문재인 정부는 정권까지 잃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주택시장의 사이클은 언제나 정점에 머물 수는 없고 주택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꺼질 줄 모르고 불붙던 투기수요도 주춤하게 되는 법”이라며 “내 생각으로는 윤 대통령의 취임 직전이 바로 정점에서 내려와 아래쪽으로 하락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MB정부 초기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고, 따라서 그때와 마찬가지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주택가격이 주춤하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부자감세며 부동산 규제 완화 등 MB정부가 했던 일을 그대로 따라만 하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윤석열정부가 MB정부가 했던 것처럼 주택투기를 조장하는 기조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면 다시 주택시장을 부양하려는 근시안적 충동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모든 정책은 시차를 두고 그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주택 가격이 크게 뛰어오르지 않다가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주택투기가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는데, 불행히도 취임 초기에 그 불을 끄는 데 실패해 오늘의 비극을 불러왔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